◆ 남당항 주변
원래는 주꾸미가 먹고 싶어서 알아보다 남당항의 새조개로 방향을 전환했다. 어쨌건 둘 다 지금이 제철인데다 바닷바람과 함께 맛난 음식 먹을 생각에 출발부터 설렌다. 새조개의 명소는 홍성의 남당항. 마침 오늘(3월15일)이 새조개 축제의 마지막 날이다.
내비게이션을 찍고 남당항을 1km 남겨놓은 시점에서 짝퉁(?) 새조개 축제장에 속을 뻔 했다. 인근이니 가격이나 품질이 비슷하기는 하겠지만 어찌 됐건 정통 새조개 축제장은 가장 안쪽의 포구, 3층짜리 신식 식당가에서 열린다. 축제의 마지막 날이라 한산하긴 하지만 식사를 하기에는 이른시간. 축제장과 바닷가 구경에 나선다.
남당항은 작은 규모의 포구다. 물이 빠진 뻘 위로 갈매기 몇이 있는 정도고 고작 100m 정도 되는 방파제가 전부다. 축제 역시 먹거리 텐트 10여개와 각설이 타령을 하고 있던 조악한 무대 한개가 전부. 그렇지만 바닷가 축제에 온 느낌 만큼은 포구의 짠내로 확실하게 받을 수 있다.
이렇게 코딱지 만한 항구지만 끊임없으 드나는 바닷물이 만들어 놓은 조갯더미에서 고동을 캐볼 수도 있다. 잡아서 먹을 정도는 아니지만 채은이의 호기심을 충족시킬 정도는 OK.
고속도로 유게소에서 먹었던 꽈배기 통에 바갓물을 조금 담아서 채은이가 잡은 고동을 넣어 두었다. 과자의 짠맛이 묻어나서인지 고동들이 일제히 입을 내밀고 꼬물 거린다. 이 고동들은 숙소까지 따라와서 탈출을 시도 했었지만 결국 바다에 다시 놓아 주는 것으로 종료.
◆ 숙소: 남당힐펜션
숙소로 잡은 남당힐 펜션은 비수기 평일 가격으로 7만원에 잡았는데 생각보다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다. 마당에는 잔디밭이 깔려 있고 방도 꽤 넓다.
게다가 우리가 잡은 3층 숙소는 실내에 바베큐장이 있고 방의 두배만한 베란다도 독점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다. 물론 가족끼리 온지라 이걸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친구들과 함께 와도 재밌을 듯 하다.
◆ 속동전망대
충남까지 가서 꼴랑 새조개만 먹고 오기는 아쉬워서 갈만한 곳을 찾아 봤지만 꽃이 피기 전 홍성은 갈만 한 곳이 그리 많지 않다. 게다가 남당항 주변은 더욱 그렇다. 남당항에서 10분 떨어진 곳에 속동전망대라는 곳이 있는데 이곳이 홍성 8경 중 하나다. 낙조를 보러 속동전망대에 도착하니 작은 전망대가 덩그러니 보인다. 뻘까지 내려갈 수 있게 되어 있어 슬슬 내려가 본다.
바닷가에서 조개를 줍고, 미역찌꺼기를 만져보는 일이 즐거운 모양이다. 엄마랑 조개에 붙은 미역으로 미역국을 끓인다고도 했다가 조개 껍질을 줍기도 한다. 그중 선택받은 조개껍질 두 개는 지금 우리집 화분에 꽃혀있기도 하다.
둘이 갯벌 소꿉장난에 빠져있는 사이 홀로 전망대로 올라 본다. 낙조가 예쁘기는 하지만 8경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붙일 정도는 아닌 듯 하다. 배모양의 전망대와 난데 없는 돌고레 모형이 묘한 느낌을 연출한다. 일종의 싼티랄까.
◆ 드디어 저녁식사: 남당항 또오리
오늘의 메뉴는 새조개다. 주꾸미, 바다송어도 상당히 구미가 당겼지만 한번도 안먹어본 새조개를 선택했다. 펜션 사장님 소개로 <또오리>란 가게로 들어갔는데 하필 주인이 계속 외출중에 할머니와 아이들이 영업을 하고 있다. 특별히 맛이 없거나 불친절한 건 아니지만 학생들에게 술심부름 시키는 민망함, 서비스 한개라도 얻어보려는 시도 같은 것들이 너무 불편했다. 사실 손님들도 없는지라 이런 저런 걸 얻어 먹을 법도 했는데 말이지..가격은 킬로그램당 55,000원이다. 전 식당이 동일한 가격. 서비스나 반찬은 좀 다를 수 있다.
처음 본 새조개가 너무 신기하다. 모양도 그렇고 정말 새 모양을 닮았다. 회로도 먹을 수 있는데 샤브샤브가 훨씬 달다. 배추만 풀어진 육수에 삶아서 먹는데 엄청나게 달다. 도대체 이게 왜 달지 싶을 정도로 달달한 국물에 쫄깃한 새조개가 일품이다. 가리비와 피조개를 삶은 것도 맛있다. 현지에서 먹는다는 자체가 행복한 저녁이다.
정말 새모양을 닮았다. 8~9월에는 대하축제도 한다고 하는데 그때도 다시한번 오고 싶은 남당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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