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매일 화나는 세상이다. 그게 무엇이든, 요즘만큼 세상의 화가 많은 적도 없었던 듯 하다. 이럴 때일 수록 선각자가 미리 밟아 나간 길을 따라 마음의 안정을 찾는 것도 삶의 요령이라면 요령이다.
베트남의 고승인 틱낙한이 전하는 이 글은 '화'에 대한 고찰이다. 틱낙한은 플럼 빌리지라는 공동체를 운영하고 있는데 이곳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이야기들이다. 생각보다 사례가 많지 않은 것이 아쉽지만 원래 도(道)란 사례가 아니라 고찰에서 나옴을 어쩌겠는가. 이 책에 나온 몇가지만 이야기 해보자면,
화를 참으면 병이 된다. 애써 태연한 척 하지 마라.
남을 미워하면 나도 미움 받는다.
타인을 위로하면 내가 위로 받는다.
등등이다. 뻔한 얘기라고? 원래 정도(正道)는 뻔한거다. 실천하기가 어렵지. 말 나온김에 실천에 대한 얘기를 해 볼까. 화를 다스리는 세가지 방법. 명상과 호흡, 그리고 보행이다. 화가 날 때 그자리에서 반응하는 것은 스스로를 파괴하는 행위이다. 돌아서서 호흡과 명생을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고 상대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자. 여기에 보행이 더해 진다면 보다 냉정하게 자기를 볼 수 있을 것이다. 명상과 호흡은 이해가 되는데 보행이 더해진 이유는 보행도 하나의 수행이라는 불가의 가르침에 따름이다. 스마트폰이 나온 이후 삶이 더 화가 나게 되는 건 우리에게 명상과 호흡, 보행의 기회를 빼앗아 갔기 때문은 아닐런지. 꼭 화를 다스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아무것도 안하고 스스로를 돌아보는 훈련이 필요한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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