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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이다 짬뽕] 매운 맛의 갑, 먹을 수 있는 최루탄을 파는 곳

슬슬살살 2015. 11. 18. 22:31

몇년을 신촌 일대를 주 근거지로 살아왔음에도 이런 곳이 있는줄은 처음 알았다. 식당가가 모여 있는 쪽도 아니고 애매하게 한블럭 들어간데 위치한데다 2층에 있어서 지나가다 눈에 띄기는 쉽지 않다. 게다가 상호도 확~ 맛있을 것 같지는 않은 느낌이다. 여기에 들어간 건 순전히 우연히... 비오는 날 영화를 보고는 대충 매콤한게 먹고 싶은데 짬뽕이나 먹자 하고 들어간거다.

 

막상 들어가니 밖에서 볼 때 보다 훨씬 규모가 있는데다 노포 느낌이 물씬 난다. 맛집 포스다. 핵심 메뉴도 흔한 짬뽕 짜장이 아니라 '마라면'이다. 메뉴판을 펼쳐보니 고추가 두개 그려져 있다. 맵다는 뜻이겠지?

 

 

뭔지도 모르고 시킨 마라면의 모습은 매운 간짜장의 형태를 가지고 있다. 비벼서 먹는데 매움이 엄청나다. 고춧가루나 캡사이신 느낌이 아니라 마늘의 매운 맛인데 코로 들어가는 매운 기운 때문에 후루룩 들이키기 어렵다. 내용물도 풍성하고 무작정 맵기만 한것도 아니라 충분히 즐길 수 있다. 다 먹고 나면 등줄기로 땀이 흐른다.

 

이보다 두배는 매운데 바로 이 '독한 짬뽕'. 이건 달짝지근한 맛이 전혀 없이 순도 100%의 매운 맛, 아니 매운 통증이다. 입에서 뱃속까지 아플정도라 웬만하면 우유랑 같이 먹어야 한다. 7천원짜리라 하기에는 믿지 못할 정도로 내용물이 풍성하지만 매운 정도가 벌칙 수준이다. 매운 걸 좋아하는 인간들이라면 절대 한번만 오지는 않을 독한 매움이다. 최루탄을 먹고 있다니...

 

탕수육은 튀김옷이 찹쌀이긴 한데 평범한 탕수육이다. 체리 한점을 올려 주는게 특이하기는 한데 궂이 먹을 필요는... 특히 메뉴 자체의 양들이 많아서 두명이 갔을때는 탕수육을 안시켜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