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째날, 영은사 관광으로 아침을 시작했습니다.
영은사는 원어로 '링인쓰'라고 읽는데 영이 쉬어가는 절이라는 뜻입니다. 중국에 있는 가장 크고 가장 부유한 절로 주원장이 어린시절을 보냈다고 합니다.
중국사람들은 불교 신자가 많아서 매우 많은 사람들이 이곳에서 향을 피우는 모습을 볼 수 있었습니다. 향을 한다발 피워서 머리에 대고 동서남북으로 절을 하는데 아침에 맞는 향 내음이 매우 좋았습니다.
대웅전으로 이동 하였는데 오래된 절인만큼 얽힌 이야기도 많이 있었습니다. 특히 재미 있었던 이야기를 소개하면,
이곳 대웅전에는 가운데 석가모니상을 중심으로 좌측에 둘, 우측에 둘, 총 네개의 사천왕의 동상이 서있습니다. 말이 서있는거지 실제로 5M 가량 되어보여 엄청난 크기입니다. 그런데 주원장이 어린시절 이곳을 청소하다
앉아있는 사천왕들이 야속해서 '청소하기 좋게 다리좀 들어 주었으면' 했더니 사천왕들이 한 쪽 다리를 들어 주었다는 이야기는 허풍이라기 보다는 중국의 상상력을 알 수 있었습니다. 같이 가신 일간스포츠 기자께서 위 얘기는 김용의 의천도룡기에 나오는 일화라 알려주었습니다.
<다리를 들고 있는 사천왕>
영은사 뒤에는 약사전이 있는데 이곳에 황금으로 만든 만개의 불상이 있습니다.(左) 아주 작은 불상을 만들어 탑처럼 쌓았는데 확대해야 보이실 겁니다. 이곳에 같이 있는 약사 불 사진도 함께 올립니다. 기일이 오래되서 명칭이 이게 맞는지는 불확실하네요.
<영은사 관광을 마치고 단체컷>
이제 영은사 관광이 끝나고 서호습지로 이동하게 되었습니다.
서호습지는 거대한 규모의 습지를 의미하는데 이곳을 보고간 서태후가 북경에 돌아가서 본을 따 만든것이 이화원이라 합니다. 항주의 유명한 습지인데 비싼 입장료와 즐길거리가 없어서 현지 주민은 월 1회 있는 무료입장일에만 들어온다고 합니다. 덕분에 조용하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내부에서는 배를 타고 돌아다닐 수 있게 되어 있었습니다.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었음에도 정말 아름다운 곳임을 느낄 수 있습니다. 5~6년 전까지만 해도 이곳에서는 실제로 부호들이 살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관광지 조성으로 다들 이동 하고 지금은 기존에 있던 집을 개조해서 기념품점 등으로 운영하고 있었습니다. 어디에서나 담배가 자유로운(심지어 엘리베이터 안에서도) 항주임에도 이곳에서는 금연이었습니다.
이곳에서는 매년 용정 대회가 열린다고 합니다. 용정이랑 용을 주제로 하는 일종의 카누 같은 것인데 모양, 속도 등을 고려해서 대회를 연다고 합니다. 한국에서 보기 힘든 용정입니다. 용정 옆에는 저렇게 그림을 새겨 넣는데 삼국지가 가장 많다고 합니다. 서유기 등도 있었는데 여기 사진은 도원 결의네요..
이제 나와서 간단하게 기념품 매장을 들렀습니다. 싼가 해서 살펴보니 항주시 직원이 여기 바가지가 엄청나게 심하다며 사지 말라고 합니다. 어딜가나 관광지에서 바가지는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밖으로 나오려는데 저잣거리를 재현해 놓은 곳에 높이 솟은 망루가 있습니다. 5층 높이인데 이곳에 올라가 보니 정말 넓습니다. 마치 무협지에 나오는 장원이 이런 곳이구나 하고 느끼게 됐죠.
이제 이곳을 나와서 그 유명한 '인상서호' 공연을 보러 갑니다. 사실
인상서호가 유명한지도 이곳에 와서 알았습니다. 인상서호는 서호를 배경으로 하는 장이모 감독의 '인상 시리즈'의 두번째 버젼이라 합니다. 송나라때의 전설을 주제로 하는 공연입니다. 참고로 첫번째는 계림이라 하고 세번째는 아직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공연을 보는데 입이 다물어지지 않습니다. 이건 중국이니까 가능한 거겠지요... 석촌호수보다 10배는 큰 호수에 얇은 무대를 만들어 그 위에 약 300여명이 동시출연하여 공연합니다. 장이모 연출에 스케일까지 크니 이건 어떤 공연보다도 보기 힘듭니다. 이걸 보기 위해 와이프랑 다시 와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도 무리는 아닙니다. 다음에 항주와 계림을 엮는 코스로 재방문 해야겠습니다. 이것 하나 만으로도 여행 경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니까요.. 특히 주제가는 얼마나 슬픈지요.
항주에 가서 서호를 보지 않으면 항주에 갔다왔다 할 수 없고, 看西湖不能不看 "印象西湖" 서호에 가서 '인상서호'를 보지 않으면 서호를 봤다 할 수 없다는 말이 진실이 되는 순간입니다.
인상서호는 정말 감동적이었습니다. 특히 물속에서 8층정도 되는 높이의 구조물이 올라올때는 탄성이 호수를 메웁니다. 장이모는 천재일까요?
이것을 끝으로 짧았던 항주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짧지만 임팩트 있는 출장이었습니다.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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