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리를 찾아서] 자기 자신을 찾아 나서는 여행

니모가 무사히 집으로 돌아온 후 1년, 전작에서 조연이었던 도리가 자신이 누구인지를 찾아 나서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전작을 안봤기에 유추할 뿐이지만 전작에서 아마 도리는 돌아서면 잊어버리는 단기기억 상실 물고기였던 듯. 메멘토 같은 이 설정이 재미 있었는지, 아니면 '니모를 찾아서'에서 도리의 인기가 높아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마찬가지로 구출된 니모와 아빠 물고기 말린이 중요한 비중으로 등장한다.

 

영화의 시작은 도리의 어린시절 기억에서 시작한다. 어린 시절 깜빡대는 기억력 때문에 한몸에 걱정을 받던 도리가 부모와 헤어진다. 처음에는 부모를 찾아 헤메지만 종국에는 자신이 뭘 찾는지도 모른채 바닷속을 헤메고 이 때 말린을 구해주게 된다. 이 인연으로 함께 니모를 구하는 모험을 한 모양이다. 니모가 돌아오고 나서 평화로운 생활을 하던 도리가 다시금 부모에 대한 기억을 어렴풋이 떠올리고 자신을 찾기 위한 여정을 떠난다.

 

 

'주토피아'의 화려함에 비해 단조롭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일단 바닷속이라는 배경 자체가 화려함과는 좀 거리가 있다. 물론 귀여움과 경쾌함으로 무장한 캐릭터들을 보는 재미가 쏠쏠하지만 이미지상으로는 한계가 있다. 영화 중반 연구소 장면부터 작화가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보면 이걸 극명하게 느낄 수 있다.

 

바닷가를 헤매다 결국 자신이 어류 연구소에서 왔다는 사실을 알아차린 도리는 연구소로 숨어들어가고 여기서 카멜레온 같은 변신 문어 행크를 만나 도움을 받는다. 여행을 거듭할 수록 자신이 태어난 곳으로 가까워지는 도리. 여러 물고기들의 도움 끝에 바다로 돌아간 부모를 찾아낸다.

 

일반적인 애니메이션보다 조력자의 힘이 상당하다. 정작 도리 스스로는 깜빡깜빡 잊는다는 치명적인 단점으로 무언갈 해 나간다는게 불가능하다. 그러나 이건 다시말해 실패를 두려워하거나 후회하지 않는다는 뜻이 되며 이러한 장점이 영화에서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것 저것 재는 말린과 달리 그때 그때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는 교훈이 담겨 있는 셈. 바닷속 이야기를 벗어나 수족관과 지상, 심지어 운전까지 해 나가는 물고기들의 모험이 인상적이다. 친구들로 나오는 다양한 물고기들의 표현 방식도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다. 뚜렸한 악당을 설정하지 않고도 충분히 재미있는 모험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좋은 선례도 만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