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사설구급대에 아버지를 알콜중독으로 강제입원시킬 수 있는지 물어봤습니다.[사설구급대원 : 아버님이 술 드신 상태에서 전화주시면 저희가 30분 내에 들어가서 구급차 몰고 전문요원들이 가실 거예요.]
정신병원에서도 직접 상담을 받아 봤습니다.
아버지가 술을 마시면 과격해지곤한다고 하자 치료를 권유합니다.
[정신병원 의사 : 가만 내버려두면 2~3년 지나면 소위 말해서 걸레가 돼요. 미리 하는 게 좋지.]
강제입원도 가능하다며 수속을 밟을 수 있도록 병원 직원에게 상황을 설명합니다.
[정신병원 의사 : 알콜중독 1기 아니면 2기 상태이거든. 일주일에 두 번 정도 드신다는데 사실은 더 드실 거야. 입원할 때 뭐가 필요한지 설명 해드리고. 강제로 입원 시키잖아. 00부장하고 해서. (취재진 보며) 기술적으로 폭행 같은 거 안 하고, 점잖게 모셔가지고 와서 해요.]
현행 정신보건법상 보호의무자 2인의 동의와 정신과 전문의 한 명의 진단만 있으면 6개월까지 강제입원 조치가 가능해 이를 악용하는 사례가 발생합니다.
지난해 10월엔 자신을 입양해 길러준 80대 노모와 초등학생 딸까지 정신병원에 가둔 30대 여성 B씨에게 법원이 실형을 선고했습니다.
JTBC 탐사플러스 발췌
'날 보러와요'와 '날, 보러와요'는 쉼표 하나 차이지만 주는 느낌은 확연하다. 작은 쉼표 하나는 호흡을 의미한다. 날 보러 오라는 일상적 메세지 안에 들어간 이 쉼표는 보는 내내 갑갑했던 관객의 한숨이 아닐런지. 보호자 1명, 전문의 2명만 있다면 그 어떤 누구라도 강제로 정신병원에 입원시킬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 게다가 '섬마을 노예'나 '정신병원 가학행위'등의 기사들이 심심찮게 올라오는 걸 보면 영화 속 내용 또한 지나친 비약이라고 치부할 수 없는 게 현실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불편함으로 가득차 있어 찝찝한 기분을 지울 수 없다. 꽤나 묵직한 반전에 이르러서야 영화라는 사실을 자각할 정도로 잘 짜여진 시나리오다.
대남 도심 한복판에서 20대 아가씨 강수아가 강제로 납치된다. 그녀가 도착한 곳은 정신병원. 강제적인 약물투여와 폭력 속에서 자신을 잃어가는 강수아가 하루하루를 기록해 나간다. 1년 뒤. 정신병원은 화재로 전소되고 환자들도 대부분 죽어나간 것으로 보인다. 한편 강수아의 매일을 기록한 수첩이 고발프로그램의 나남수 PD에게 도착하고, 무언가 있을 거라는 방송'꾼'의 감으로 취재를 시작한다. 사건을 더듬던 나남수 PD는 점점 진실 속으로 접근한다.
스포일러
강수아는 촉망받던 고위 경찰 간부의 의붓딸로 어머니와 함께 학대 받던 처지. 아내의 재산을 노렸던 경찰 간부와 돈에 눈먼 정신과 의사의 합작품이 강수아 납치의 진실이었던 것. 게다가 그곳은 성폭력과 장기밀매가 일어나던 지옥 같은 곳. 차라리 오달수가 같혀있던 곳이 백번 낫다. 끝까지 탈출 기회를 노리던 강수아는 자신을 동정하던 남자 간호사와 남자친구의 조력으로 탈출하고, 그 과정에서 정신병원은 불탄다. 그리고 그날, 자신의 모든 치부가 드러날 것을 두려워한 의붓아버지는 권총으로 자살한다. 마침 현장에 있던 강수아는 체포되어 재판을 기다린다.
그리고 이 이야기에는 반전이 있으니,
사실 이 모든 것은 진실을 밝히고 본인의 무죄를 밝히고자 했던 강수아의 계획이었던 것. 실제로 감금된 건 강수아의 어머니였다. 남자친구란 건 강수아 본인이었던 것이다. 아마, 정신병원 내부의 이야기는 살아남은 간호사에게 들은 듯 하다. 실제로 불길 속에 어머니를 잃고 나온 강수아는 병원 기록이 없다는 점에 착안, 아버지를 총으로 쏘고는 현장에서 체포된 것이다. 화자가 알고보니 다른이었다는 설정은 이젠 어느정도 식상 할 수도 있지만 정신병원 내에서의 몰입도가 높다보니 끝까지 눈치 채기가 어렵다. 게다가 막판 강수아가 나남수에게 무심한 듯 말하는 대사 하나.
"병원에서는 뾰족한 건 소지할 수 없어요. 자살을 하거나 할까봐"
이 때부터 빠르게 되짚어가는 이야기의 실체가 맥박을 빠르게 뛰게 한다. 대단하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나름 공포와 현실의 부조리를 잘 섞어낸 수작이다. 안타까운 건 배우들의 연기력. 이상윤과 강예원 둘 다 연기를 꽤나 한다는 평을 듣는 배우지만, 이번 작품에서 만큼은 몰입도가 떨어진다. 뭔가 오바한다는 느낌도 들고, 대사 하나하나도 입에 달라붙지 않는다. '차우'에서의 송강호 처럼. 안타까운 일이지만 이 중요한 포인트 하나가 수작과 범작의 차이를 갈라버렸다. 하지만 머리속에서 떠나지 않는 찝찝함이 이 영화의 목적이었다면, 훌륭하게 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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