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마시멜로 이야기] 현재의 마시멜로, 미래의 보상

슬슬살살 2016. 10. 1. 18:01

예전에 EBS에서 재밌는 실험을 본 적이 있다. 무작위로 아이들을 뽑아 실험을 한다. 실험 방법은 사탕을 한 개 주고 15분동안 안먹고 있으면 한 개를 더 준다는 약속. 사탕과 단 둘이 남겨진 아이들은 사탕을 먹거나 먹지 않거나 두가지의 단순한 결과를 보인다. 결과는 단순하지만 해석은 그렇지 않다. 사탕을 먹지 않고 기다린 아이들이 '공부 유전자'를 더욱 많이 가지고 있다는 것. 나중의 보상을 위해 현재를 견디는 작은 자제력을 가지고 있느냐 없느냐가 성공의 열쇠라는 것이 실험의 결과다.

 

2005년, 베스트셀러에 꼽힌 <마시멜로 이야기>는 자제력에 관한 이야기다. 어른들을 위한 동화 형식으로 쓰여진 이 짧은 이야기는 성공한 사업가가 자신의 기사에게 들려주는 형식을 띤다. 자신을 제어하면서 스스로 달콤한 '마시멜로'를 먹지 않는 성공한 사업가 '조나단'. 매일 매일 작은 도박, 담배, 여자친구, 친구들과의 시시껄렁한 농담으로 하루하루를 행복하게 보낸다고 착각하는 운전기사 '찰리'. '조나단'은 '찰리'에게 자제력이 가지는 의미에 대해 매일 매일 짧은 이야기를 들려 준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가젤이 잠에서 깬다.
가젤은 가장 빠른 사자보다 더 빨리 달리지 않으면 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달린다.

 

아프리카에서는 매일 아침 사자가 잠에서 깬다.
사자는 가젤을 앞지르지 못하면 굶어죽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그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달린다.

 

네가 사자이든, 가젤이든 마찬가지다.
해가 떠오르면 달려야 한다.

 

매일 매일 우리는 달콤한 마시멜로를 만난다. 지금 이걸 삼키게 된다면 마시멜로는 없어져 버린다. 그렇지만 이 순간을 참아 낸다면 나중에 두개, 세개의 마시멜로가 돌아올 것이다. 어떤 것이 나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유혹인지는 본인 스스로가 더 잘 알고 있다. 유혹에 빠져 마시멜로를 베어 물었을 때의 행복함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건 자기 자신에게 사기를 치는 법이다. 나중의 마시멜로가 더 큰데, 궂이 지금 그걸 입에 넣어야 할 필요가 있을까.

 

중요한 건 눈앞에 펼쳐진 작은 만족과 유혹을 참고 견디면 언젠가 그 보상이 반드시 돌아온다는 굳건한 믿음을 가진 자세일세. 정해진 날짜, 정해진 장소가 아니더라도 언젠가 반드시 '성공'의 결실이 돌아온다는 신념을 가진 사람만이 지금 당장의 작은 만족을 큰 성공으로 만들어갈 줄 안다는 뜻이네.

 

냉정하게 자신을 돌아볼 때 조나단보다는 찰리에 가까운 사람이다. 당장의 유혹에 빠져 마시멜로를 삼켜 버리는. 그런 미련한 짓거리를 계속 해왔고 아마 앞으로도 어느정도는 그럴것이지만 조금이나마 머뭇 거릴 수는 있지 않을까. '나에겐 지금이 중요해'라는 말은 정열적이고 자유로워 보이지만, 오지 않은 미래가 '현재'만큼이나 소중하다는 사실을 일부러 외면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