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아테네의 철학을 이야기 할 때 빼 놓을 수 없는 인물이 플라톤과 소크라테스다. 특히 소크라테스는 독배, 악법도 법이다, 너 자신을 알라, 악처 등 수많은 이야깃거리를 가진데 비해 막상 알고 있는 바가 없다. 플라톤의 국가는 그 소크라테스가 자신의 추종자, 반대자들과 더불어 몇가지 명제를 검증하는 과정을 다루고 있다. 그 과정을 살펴 보면 끝없는 삼단 논법이 어질어질 할 지경이기는 하지만 고대의 그들이 어떤 식으로 진실에 다가서려 했는 지 알 수 있다. 결론을 찾아가는 과정은 대단하지만 그 결과물이 현대인의 시각에서 볼 때 어처구니 없는 것도 있는게 사실. 우리가 '국가'에서 얻어야 할 것은 당연한 몇가지 사실만으로 진리를 탐구해 나가는 그 '과정'이다. 우리가 '과정'을 생각지 않음으로 해서 얼마나 많은 것을 희생하고 있는지 곰씹어 본다.
'국가'에서 소크라테스가 다루는 주요 주제는 올바름이다. 인간이든 국가든 올바름이란 것이 존재하고 그 올바름의 형태가 어떻게 시민들에게 작용하는지, 어떤 리더가 올바른 리더인지를 검증한다. 그 검증을 위해 소크라테스는 올바름이라는 덕목부터 검증을 해 나간다. 과연 올바름이란 무엇인지, 사람에게 올바름이 필요한지와 같은 너무나 당연한 문제들까지도 하나하나 문답을 통해 검증해 나간다. 결국 올바름이 국가와 개인에 가장 중요한 덕목임을 밝혀낸다. 그 당연한 사실은 뒤쪽에서 정치체제의 정당성을 설명하기 위해 사용된다.
Dialectic: 질문과 대답이나 질문과 비판으로 진행되는 토론의 과정. 소크라테스에게 변증술이란 지식의 최고 단계이자 이 지식을 습득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정반합의 변증법과는 조금 다른 형태.
소크라테스가 사용하는 문답법이 바로 이 방식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방식의 변증법과는 조금 다른 형태로 질문과 비판을 동시에 진행해 청자를 꼼짝 못하게 하는 방식이다. 물론 개중에는 억지스러운 명제와 질문이 포함되어 있는 것이 사실이지만 소크라테스가 뛰어난 토론자임에 영향을 미칠 정도는 아니다.
소크라테스가 뛰어난 철학자이기는 하지만 고대인의 한계일까. 몇가지 이슈에 있어서는 고집스러운 면이 보인다. 예를 들면 여성을 남성의 소유물로 인식한다거나, 다양성에 대한 반대 의견을 피력하는 것 처럼... 그것으로 인해 철인 정치에 대한 의견을 정당화 한다. 소크라테스가 우수하다 생각했던 정치체제는 민주정이 아니었다. 군주정과 과두정을 가장 높이 치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초인에 가까운 리더를 선출하는 것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차선책인 민주정을 선택한 것이다.
다양성은 음악과 관련해서 마음에 무절제를 낳고 체육과 관련해서는 몸에 병을 낳지만, 단순성은 마음에 절제를 낳고 몸에 건강을 낳는다.
모든 남자의 모든 여자는 공유해야 하네. 어떤 여자도 개인적으로 남자와 동거해서는 안되고 말이야. 또 아이들도 공유하며 어떤 부모도 자기 자식을 알아서는 안되네. 아이도 부모를 알아서는 안되고 말이야.
어쨌거나 소크라테스가 손에 꼽은 국가와 영혼의 덕목은 무엇일까. 지혜와 용기, 절제, 그리고 올바름이다. 이 단순 명료한 4가지 명제가 올바른 국가와 영혼을 만든다고 그는 믿었다. 그리고 우린 최소한의 올바름마저 외면해 버린 세상에 살고 있고. 소크라테스는 앏 역시 대단히 강조한다.
앎이 결여된 판단은 모두 창피스러운 것임을 자네도 알면서 그러는가? 지성을 갖추지 못했으면서도 참된 것에 대해 판단을 하는 사람이 있다면 이는 눈이 멀었으면서도 길을 바로 가고 있다고 하는 사람이나 마찬가지 아니겠어?
앏이 결여된 판단. 소크라테스가 기원전에 던진 이 두려운 질문에 어떤 답을 할 수 있을 것인가. 물론 소크라테스가 꿈꾼 이상국가는 스파르타에 가까운 모델이다. 그러나 소크라테스가 그 답에 도달하기까지 던졌던 수많은 질문에 대한 답은 늘 바뀌고 있다. 답을 내리기 앞서, 우리는 질문하는 법을 배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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