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몽의 출발이다. 톰 크루즈의 이름값이 없었다면 이정도라도 흥행이 됐을까. DC와 마블에 대항하는 유니버설의 야심찬 프로젝트의 첫단추를 이렇게 허술하게 끼울 수 있다는게 놀랍다. 전문가 평은 고사하고 대중의 반응도 밑바닥이다. 과연 후속작이 나올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 정도. 스토리 전개는 평면적이고 볼거리도 약하다. 사건과 사건의 개연성도 떨어지는데다 호기심이 생기지 않는다. 미이라가 공격하는 대상이 지엽적인데다 그들을 맞아 싸우는 집단 역시 정의로와 보이지 않는다. 한마디로 멋이 없다. 주인공인 닉이 각성한 이후도 전혀 간지가 나지 않으니 히어로물로는 최악이다.
고대 이집트에서 악령 세트를 몸에 받아 들여 왕위를 노렸지만 실패한 아마네트 공주가 미이라로 봉인된채 발견된다. 발굴한 이들은 군인 닉(톰 크루즈)과 고고학자 제니다. 미이라를 연구할 수 있도록 옮기려 하지만 어떤 이유에서인지 수송기가 영국에 추락하고 구사일생으로 닉과 제니는 살아난다. 그리고 미이라는 봉인에서 풀려나 어둠으로 숨어들어 힘을 회복하려 하지만 헨리 지킬(러셀 크로우)의 비밀조직에 의해 저지당한다. 우여곡절 끝에 아마네트는 탈출하고 세트를 강림시키는 의식을 계속한다. 그 의식은 특정한 단검으로 전생의 제물이었던 닉을 찌르는 것. 우여곡절 끝에 아마네트가 승리한고 제니는 죽는다. 그렇지만 닉은 사랑의 힘으로 세트를 이겨내고 아마네트를 죽인다? 세트를 몸에 강림시킨 닉은 죽은 제니와 동료를 되살려 내고는 모험을 떠난다? - 너무 유아적인 결말이다. 심지어 닉이 세트가 되었음에도 의식을 잃지 않는게 그냥 사랑의 힘이라니.
엉망 진창이다. 볼거리는 없고 설정은 대충이다. 관 속에서 비행기를 떨어트릴 정도의 힘을 가진 아마네트는 일반인들이 쏘는 석궁에 제압당한다. 벌레를 자유롭게 활용해서 사람을 조종할 수 있지만 닉 한사람조차 제압하지 못한다는게 말이나 되는 건가. 그냥 영화니까 그런거야,라고 설명하는 건 너무 성의가 없다. 그냥 다크 유니버스는 만들어야겠고 돈은 있으니 그냥 만들고 보자라는게 아닌가 싶다. 솔직히 말하면 톰 크루즈는 여전히 에단 헌트인데다 늙음이 눈에 보인다. 긴 호흡을 가져가야 하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과연 얼마나 살아남을지도 의문이고 악신을 몸에 강림시킨 인물이 어울리지 않는다. 미안하지만 차기작에서 보여 줄 지킬박사 역시 헐크보다 매력적이지 않다. 이동진 평론가가 '미래의 시리즈를 곁눈질하다 눈앞의 진창에 빠지다'라고 했는데 공포도 스릴러도 보여주지 못한 <미이라>는 진창이 아니라 똥창이다. <드라큘라>의 실패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한 제작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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