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내 독서 리스트 가장 앞 줄은 모험 책으로 가득 차 있었다. <파리대왕>, (올리버 트위스트>, <로빈슨 크루소>, <15소년 표류기>등등. 그 중에서도 루이스 스티븐슨의 '보물섬'은 그야말로 최고중의 최고였다. 보물을 찾으러 다닌다는 기본적인 스토리 라인보다도 강한 악당 해적에 대항하는 소년 선원이 내 마음을 사로 잡았다. <유괴>는 <보물섬>, <지킬박사와 하이드>에 비하면 덜 알려진 소설이지만 당시의 소년 감성을 다시 끌어 올리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아무래도 우리에게 익숙치 않은 스코틀랜드 독립운동을 배경으로 하고 있어서가 아닌가 싶다.
고아가 된 데이비드는 큰아버지를 찾아 가지만 재산 문제때문에 큰아버지로부터 팔아 넘겨 진다. 배의 막내 선원으로 팔아넘겨진 데이비드가 갖은 고생 끝에 앨런이라는 독립운동가와 우정을 나누면서 큰아버지에게 복수를 하고 재산을 돌려 받는다.
현대 소설의 속도감에 비하면 지루하게 느껴질 정도로 순진한 전개를 가지고 있지만, 그들이 가지고 있는 순수함, 기사도, 신사다움은 특별한 매력을 가진다. 무인도, 추격전으로 이루어진 모험담은 단편적이기도 하지만 직관적이고 현실적이다. 한마디로 현대 소설이 주지 못하는 고전적인 감성을 듬뿍 느끼게 해주는게 이 책의 매력이다. 어린 독자를 대상으로 했기에 상대적으로 읽기가 쉽다는 것도 장점이다. 불과 1~2시간이면 충분히 읽을 수 있지만 읽을 때 만큼은 종횡무진 모험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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