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패딩턴 1&2] 우화와 영화의 달콤한 콜라보

슬슬살살 2018. 5. 16. 21:50

밀림에 숨어살던 말하는 곰 패딩턴이 영국에 오면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다룬 영화다. 가족용 이기는 하지만 여러모로 시사하는 바도 큰 영화다. 이를테면 인종차별 반대라던지. 겉으로는 외지에서 온 신기한 곰에게 일어나는 해프닝이지만 패딩턴을 대하는 다양한 인물들의 모습 속에서는 이방인에 대한 폐쇄적인 정서를 꼬집는다. 1편에서는 영국을 방문한 패딩턴과 그를 잡아 박제를 만드려는 밀리센트(니콜 키드먼)의 대결을 그린다. 동시에 처음에는 패딩턴을 마뜩찮아했던 브라운 가족과 새로운 출발을 하는 모습도 보여 준다. 101마리 달마시안을 떠올리게 하는 동화적인 모습이다. 후속편은 마을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패딩턴이 누명을 쓰고 감옥에 가는 이야기다. 죄수들을 패딩턴화(?) 시켜서 사랑스럽게 만들고 감옥을 탈출, 누명을 벋게 되는 여정을 그리고 있다.



두 편 모두 파스텔 톤의 예쁜 색채감이 도드라진다. 이 영화가 주는 동화적 아름다움은 이 색감이 50% 이상을 담당한다. 특히 등장인물과 분위기에 따라 채색되는 배경은 무성으로 보더라도 충분히 따뜻함을 받을 수 있게 되어 있다. 영화적으로도 충분히 완성도가 있어서 말랑말랑한 가족 영화도 지루할 틈이 없을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무엇보다 패딩턴이 보여주는 따뜻한 코미디가 상당히 신선하다. 영화가 끝나고도 한참동안은 파스텔의 파도가 가시질 않는다. 기분이 뿅뿅 즐겁다고 할까. 따뜻하고 유쾌하며 무엇보다 미적인 아름다움이 가득하다.


안타까운 점은 1편에 비해 후속작은 헐리우드식 웃음코드와 모험 요소가 눈에 거슬린다. 영국냄새가 확 빠졌다고 할까. 여전히 그림은 아름답지만 1편이 주었던 '착한'느낌이 조금 줄어버렸다. 1편이 동화라면 2편은 다시 영화가 되어버렸다.


PS. 세월도 니콜키드먼의 아름다움은 어쩌지 못하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