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즈 러너에서는 미로를 탈출했다. 스코치 트라이얼에서는 의문의 조직과 싸웠으며 민호를 잃었다. 마지막 편인 데스큐어는? 의외로 민호를 구하는 것이 이야기의 핵심이 된다. 보통 이런 영화의 목표는 보스의 퇴치가 되는데 시리즈의 마지막인 <데스큐어>는 민호의 구출이 가장 큰 명제다. 그도 그럴 것이 치료제로 키워지던 이들은 자기들을 그렇게 만든 인류를 구할 생각이 없다. 대를 위한 희생에 소(小)가 거부하는 형태다. 영화적인 영웅심을 들어내고도 인류를 구할 수 있다는 걸 보여 준다.
전편에서 위키드에 납치되어버린 민호를 구출하기 위해 '바깥쪽'의 토머스들은 '위키드'에 대한 공격을 지속하고 '위키드' 역시 인류를 구하겠다는 명분으로 이들을 잡기 위해 혈안이 되어 있다. 전편까지 긴가 민가 했던 위키드의 주장이 사실이었던 거다. 그 백신은 면역자들의 강력한 스트레스에서만 나오지만 아직까지 완전한 백신은 개발되지 않았다. 당연히 주인공인 토머스의 혈청만이 마지막 백신이다. 인류를 덮친 전염병, 일부 아이들에게만 있는 면역력, 그 면역력으로 백신을 만들기 위한 위키드의 작업들. 전체를 위해 소수를 희생시킨다는건 오래된 담론이면서 동시에 해결하기 어려운 주제이기도 하다. 그래서 영화안에서 풀어내기 좋은 주제이기도 하고.
아무튼 토머스는 위키드의 본거지인 '최후의 도시'에 잠입하는데 성공한다. 멸망해 버린 지구와 달리 살아남은 인류가 번영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이 도시는 최첨단 기술력을 갖춘 지구 그 자체다. 저정도 되니까 거대한 미로도 만들 수 있었겠지. 여기서부터는 영화가 무난하다. 주인공들은 위키드에 쳐들어가고, 위기 몇 가지를 이겨내고 민호 구출에 성공한다. 볼만한 액션들이 이어진다. 이 과정에서 최후의 도시는 반란군들에 의해 공격당한다. 포스트 아포칼립스가 늘 그렇듯, 최후의 도시는 권력자들의 도시였고 여기에 들어오지 못한 이들이 방벽 주변에서 거주하고 있었던 거다. 이렇게 위키드는 무너지지만 최후의 백신인 토마스가 살아남으면서 인류의 새로운 시작을 알린다. 마지막, 지상 낙원같은 자연의 모습이 무너져 버린 첨단도시 '최후의 도시'와 비교된다. 호불호가 갈리지만 과하게 무거운 상황을 만들지 않으면서 심플하게 끌고가다 과하지 않게 마무리한게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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