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반역의 한국사] 쿠데타는 쿠데타를 부른다

슬슬살살 2018. 6. 9. 19:34

한반도에서 일어난 수많은 쿠데타를 기준으로 역사를 바라본 책. 우리는 고조선부터 지금까지를 반만년의 역사라고 부르며 자랑스러워한다. 하지만 근대 민주국가가 들어서기 전까지, 불과 몇십년 전까지도 우리 역사는 반란의 연속이었다. 어느정도의 기록이 있는 조선을 기준으로 하더라도 북진자주정책과 사대정책의 대결, 보수와 개혁의 갈등, 봉건체제 고수와 자주 근대국가 건설 투쟁을 지나면서 발전해 왔다. 이 책은 신라 정권을 타도하기 위해 민중과 호족이 연합하여 국가를 건설한 궁예의 반란부터, 반봉건, 반침략 전쟁인 갑오농민전쟁까지 1천년동안 일어난 반란과 혁명, 그리고 민중 항쟁의 현장까지를 조명하면서 그 원인과 결과를 분석한다. 결론적으로는 반란을 살펴봄으로서 사회적 부조리와 발전을 살펴본다고 하겠다.

사화가 직접적으로는 개인적 원한이나 임금의 욕망에서 비롯된 경우가 허다하지만 그 이면에는 보수 세력과 진보 세력간의 이념적인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는 것을 놓쳐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모든 당쟁이나 파벌싸움을 개인적인 감정의 발로로 못박는다면 이것은 곧 식민주의사관과 별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지금은 많이 줄기는 했지만 아직도 일각에는 식민사관이 남아있다. 예를 들면 한 사회의 반역, 또는 쿠데타는 직접적인 이유 외에 사회적인 배경이 반드시 있다. 수탈자 없이 임꺽정이 나올 수는 있지만 수탈 없이 반란이 일어나지는 않는다.


에피소드들이 짧고 간결한데다 '역사'라는 소재가 주는 필연적인 인과관계가 재미있게 읽히지만 전체적으로는 묘사력이 부족해 아쉬움이 남는다. 교과서를 읽는 기분이랄까. 개인적인 바램이지만 교양서도 좀 박진감 넘치게 쓸 수는 없는 건가. 역사적으로 가장 임팩트있는 사건들이 학자의 손을 거치면서 밋밋해졌다. 글쟁이가 만지는 역사서가 그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