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져스: 인피니티워>를 보기 하루 전, 그간 미루고 미뤘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를 봤다. 어벤져스를 이해하지 못할까봐 늦은 밤, 억지로 봤던 건데 결과적으로 옳은 선택이었다. 영화는 끝내주게 재밌었고 다음날 본 어벤져스를 이해하는데에도 큰 도움이 됐다. 마블 시리즈를 빼먹지 않으면서도 이 영화를 보지 않았던 건 <가오갤>이 가지고 있는 이질성 때문이었다. 아무리 S/F라지만 나무와 너구리 인간이 영웅 역할을 하는 건 전혀 멋있지 않고 우주시대와 마블의 세계관도 어울리지 않아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접한 <가오갤>은 어마어마한 스페이스 오페라였다. 우주 해적에게 납치당한 지구인이 유일하게 챙겨 온 올드팝을 들으면서 우주 전역을 누빈다는 이야기는 흥미진진했다. 무엇보다 '그룬트'라는 어마어마한 캐릭터의 발견이 최고였다.
"말하는 너구리가 우는 것에 사람이 감동하게 만들 수 있는 영화라면 정말로 대단한 영화."
100% 동의한다. 특히나 다른 시리즈에 비해 영웅적 요소가 적고 많이 알려지지 않은 멤버들을 가지고 무시무시한 영화를 만들어냈다.
나중에 어벤져스에서 최악의 악당으로 등장할 타노스의 수하 로난과 '가오갤' 멤버간의 전투라는 단순한 시나리오를 담고 있지만 우주 해적, 연맹, 타노스, 우주의 권력지도, 콜렉터 등 결코 적지 않은 분량의 세계관을 동시에 보여주기 때문에 조금 복잡한 느낌이 들기는 했다. 하지만 소품, 대사, 장면 하나하나에 촘촘하게 박혀있는 캐릭터적인 측면은 이 영화에 흠뻑 빠지게 만든다. 결국 마블팬들은 가오갤을 새 식구로 받아들이는데 거부감이 없어졌다.
이 영화의 백미는 서로 이질적인 멤버들이 점차 하나의 팀을 이뤄가는데 있다. 피터와 그루트, 가모라와 드랙스가 한 팀을 이뤄나가는 모습은 유쾌할 따름이다. 140억 우주인들의 생사를 결정하는 중요한 전투임에도 결코 무겁지 않다. 그러면서도 가오갤만이 가지고 있는 철학은 고스란히 유지하고 있다. 아이언맨 시리즈도 간혹 길을 잃는 경우가 있음을 생각해 보면 정말 대단한 영화다. 마블 시리즈의 확장이라는 차원에서 최고의 점수를 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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