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실천론, 모순론, 신민주주의론] 오늘날의 중국을 지탱하는 세가지 이론

슬슬살살 2018. 8. 10. 22:38

#1. 중국의 설립 기반


중국은 특이한 국가다. 지저분하고 시끄러우며 예의 없는 민족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어마어마한 인구를 무기로 하는 최고의 경제대국이기도 하다. 절대 성공할 수 없다고 배웠던 사회주의 체제를 고수하면서도 미국과 겨룰 수 있는 유일한 나라이기도 하다. 결코 양립할 수 없어 보이는 사회주의와 시장경제가 함께 있는 특이한 국가. 도대체 어떤 역사를 가졌기에 이런 국가가 존재하는 것일까. 유연한 독재라는 기묘한 중국의 정치구조는 마오쩌둥의 이론에서 출발한다. 수많은 저서를 냈지만 그 중 실천론과 모순론, 신민주주의론으로 이어지는 그의 이론이야말로 중국 공산당의 이론적 뒷받침이자 중국식 사회주의를 이해하는 토대가 된다. 이 이론들이 또다른 방식으로 진화하게 되면 북한의 주체사상이 되기도 한다.


#2. 실천이 인식을 만든다

그러나 주관적으로, 일면적으로, 표면적으로 문제를 보는 사람들은 어느 곳에 가든지 환경적인 상황이 어떠하든간에 일의 전체(일의 역사 및 그 현재의 전반 형편)를 돌보지 않고, 또 일의 본질(일의 성질 및 이 일과 기타 일과의 내부적 연계)이 무엇인지 쳐보지도 않으며 스스로 옳다고 여기면서 호령하고 명령만 하게 될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실패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우리는 실천하는게 중요하다고 이야기하곤 한다. '실천론'의 핵심도 그렇다. 그 평범한 명제가 왜 이리 중요하게 다뤄지는 것일까. 여기에는 인과관계의 설정이 있다. 우리는 일반적으로 배움이 있고 그것을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순서로 배워왔다. 그러나 마오쩌둥의 이론은 이 인과관계를 뒤집는다. 

인식은 실천으로부터 시작되며 실천을 통하여 이론적 인식에 도달한 다음 다시 실천으로 돌아가야 한다.


사회의 변혁은 실천에서 나온다. 어린아이가 밥을 먹는 것처럼 본능적인 실천을 통해 밥을 흘리지 않거나 맛있는 것을 골라먹을 수 있게 된다는 이론이다. 수많은 실천은 인식을 발달시키고 개인이나 사회를 성장시킨다.


#3. 사회는 모순에 대한 투쟁으로 성장한다

일정한 조건으로 인하여 한편으로는 상호 대립하며 다른 한편으로는 또 상호 연관, 상호 관통, 상호 의존한다. 이러한 성질을 동일성이라고 한다. 일체 모순되는 측면은 일정한 조건으로 인하여 부동일성을 구비하고 있기 때문에 모순이라고 한다. 그러면서도 또 동일성이 구비되어 있기 때문에 서로 연관되어 있다.


모택동이 인식한 사회는 모순으로 이루어져 있고 투쟁(실천)을 통해 발전한다. 정반합의 현실 버전이다. 여기까지는 일반적인 사회발전론과 다르지 않지만 그는 모순에도 순서가 있다고 보았다. 소비에트가 계급투쟁 방식으로 민족을 둘로 나누는 방식의 투쟁을 했다면 마오쩌둥은 항일투쟁을 1단계 민족모순의 해결로 보았다. 1단계 모순을 해결하기 위해 중국의 노동자는 공산당을 중심으로 하나로 뭉쳤고 해방을 이뤄냈다. 그 다음 단계가 계급 모순의 해결이다.



무산계급의 독재 또는 인민의 독재를 공고화하는 것은 바로 이런 독재를 없애고 일체의 국가제도가 소멸되는 보다 높은 단계로 넘어가기 위한 조건을 준비하는 것이다. 공산당을 창립하고 발전기키는 것은 바로 공산당의 일체의 정당제도를 소멸하기 위한 조건을 준비하는 것이다. 공산당이 영도하는 혁명군을 건립하여 혁명전쟁을 진행하는 것은 바로 전쟁을 영원히 소멸하기 위한 조건을 준비하는 것이다. 이러한 많은 대립되는 사물은 동시에 또 서로 의존하고 있는 사물이다.


공산당은 없어지기 위해 존재한다. 인민의 자유를 위해 국가는 임시적인 사회적 합의에 불과하다. 공산당을 비롯해 모든 정당, 사회적 단체는 지배계급일 수 밖에 없지만 공산당 하나만을 존재하게 함으로서 사회적 모순은 최소화 할 수 있다. 일당독재로 완벽한 신민주주의 사회가 이뤄지면 공산당이 자진 해산함으로서 모든 모순 투쟁은 종료된다.


#4. 민주주의를 초월하는 무산계급의 독재


마오쩌둥에 따르면 자본이 사회를 통제하는 사회 역시 독재라는 측면에서는 사회주의와 다르지 않다. 다만, 통치자가 무형적인 자본이라는 측면이 인민의 눈을 가리는 것 뿐이다.

신민주주의적 문화라는 것은 인민대중의 반제, 반봉건적 문화이며 오늘날에 있어서는 항일통일전선의 문화이다. 이러한 문화는 오직 무산계급의 문화사상, 즉 공산주의사상이 영도할 수 있을 뿐이고 다른 어떠한 계급의 문화사상도 그것을 영도할 수 없다. 신민주주의적 문화라는 것은 한마디로 말하면 무산계급이 영도하는 인민대중의 반제, 반봉건적 문화다.


따라서 이상적인 사회구조는 자본이 없는 무산계급들의 대표자들 - 즉, 공산당이 통치하는 사회이며 이것이 신민주주의이다. 이러한 마오쩌둥의 이론은 확실히 매력적이다. 단순히 빨갱이 이론이라 치부하기에는 너무나 정교한 이론이다. 사실상 자본이 모든 것을 지배하는 세상에서 민주주의는 너무 나약하다는 생각이 드는 것도 사실. 1인 1투표라는 지극히 합리적인 방식의 민주주의조차도 실상은 거대 자본에 의해서 휘둘리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리가 부러워하는 북유럽의 복지국가들이 사회주의와의 결합을 하고 있는 것이 단순히 자원의 문제만은 아니다. 오히려 진정한 민주주의의 답이 중국에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