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나 지금이나, 동양이나 서양이나 소녀들의 환타지를 채워주는 로맨스 장르가 있기 마련인데 이 정서나 분위기의 차이가 재미있다. 오래 전 장르의 촌스러움은 둘째 치더라도 동서양의 차이는 아직가지도 있다. 예를 들면 우리나라에서 '해를 품은 달'이 공전의 히트를 기록할 때 미국은 '트와일라잇' 홀릭에 빠져 있었다. 사실 우리 정서와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는데 온갖 고난과 방해를 극복하고 사랑을 쟁취한다는 측면에서는 본질적으로 같다. 다만 고난과 방해의 사례가 다를 뿐.
결코 날 용서하려 들지 않는 남자를 사랑하고 있다고. 그것도 다른 사람도 아닌 언니의 애인일지도 모르는 남자를
<벼랑 끝의 사랑> 역시 하이틴 소설이다. 뭐 저 두 문장만 봐도 막장 소설일 게 불 보듯 뻔한데 실제로도 그렇다. 그럼에도 끝까지 읽게 되는 건 중학교 시절, 몰래 훔쳐 읽던 어른의 소설을 읽는 기분이랄까. 유치한 비밀 일기를 훔쳐보는 느낌이 쏠솔하다.
'열수레의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보스콤 계곡의 괴사건] 고전이 주는 귀족적 색채 (0) | 2018.09.28 |
---|---|
[공중그네] 세상의 강박에서 벗어난다는 건 (0) | 2018.09.26 |
[빌 브라이슨의 발칙한 영국산책 2] 질문하고 싶다. 브라이슨처럼 (0) | 2018.09.09 |
[수잔 브링크의 아리랑] 해외 입양의 슬픈 뒷면 (0) | 2018.08.15 |
[삼포가는 길] 가난은 사람을 밀어낸다 (0) | 2018.08.1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