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분노의 포도] 1930년의 캘리포니아, 그리고 가난한 이주노동자들 이야기

슬슬살살 2010. 10. 30. 20:48

캘리포니아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들이 있습니다.

아몬드, 오렌지, 건포도 그리고 다이아몬드(?)

-다이아몬드는 아마 CM송때문에 떠오르는 것 같습니다. 아무리 들어도 아몬드보다는 다이아몬드라고 들리니...-

 

어쨌든 미국의 캘리포니아는 뜨거운 태양이 내리 쬐는 농장의 이미지가 많습니다.

그래서인지 풍요로운 고장이라는 생각이 많이 들고 그것이 틀린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그곳에서 옛날 흑인 노예들이 비참하고 힘든 생활을 했다는 것들은 어느정도 인지하고 있는데

실제로는 노예 해방 이후에 가난한 백인 들도 이러한 일을 겪었다고 합니다.

 

노벨 문학상 수상자이기도 한 '존 언스트 스타인벡'의 역작 중 하나인 이 분노의 포도는

오클라호마에서 나름대로의 규칙을 가지고 개간지에서 농사를 지어오던 이들이 트랙터의 도입으로 일거리가 없어지자

캘리포니아로 일을 하기 위해 몰려 드며 일어나는 이야기입니다.

 

단순히 정당히 일하고 먹고 싶었을 뿐인 이들은 자본의 욕심으로 토지를 잃고 자본의 욕심으로 저임금으로 일을 해야 했습니다.

무언가 이의를 제기하면 빨갱이로 몰려야 했습니다.

 

풍요롭기만 해보이는 저 땅에 그런 일이 있었던 것입니다.

 

책의 주인공 격인 톰 조드와 그의 가족은 캘리포니아까지 이동하는동안 4명의 가족을 잃고 도착해서는

일자리도 얻지 못하고 전전하다 빨갱이로 몰리기도 하고 굶기도 하면서 버텨 나갑니다.

그러나 임신한 여동생이 결국 죽은 아이를 낳습니다.

사산한 임산부가 불은 젖을 굶어 죽어가는 낯모르는 사내를 위해 제공하면서 이 소설이 끝납니다.

 

어떻게든 살아간다는 민초들의 이야기와 자본의 악랄함, 노동자의 권리 등을 주장한 이 소설을 읽으면서

난데 없이 사내로서의 의무, 가족의 소중함들이 더 느껴졌습니다.

 

이 책에 나오듯이 자본은 노동자들에게 어떻게든 싼 노동력을 제공하게 하려고만 합니다.

이들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수준만을 원하는데 말이죠..

이 책에 이런 표현이 나옵니다.

 

"농장주가 말을 한쌍 가지고 있다면 그들이 일을 안하고 있더라도 먹이를 준다.

그런데 우린 인간이지 말이 아닌데더 더 못한 대접을 받는다."

 

늘어나는 실업과 변변찮은 일자리 하나를 놓고 경쟁해야 하는 최근의 일들이

단순히 산업의 발달, 고학력에 따른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쩌면 우리도 케이시나 톰 조드가 필요한지도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