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해리포터와 비밀의 방] 볼드모트의 정체

슬슬살살 2018. 11. 17. 11:08

해리 포터 시리즈가 전 세계적인 성공을 기록했지만 유독 감독의 명성은 보이질 않는다. 4편까지는 크리스 콜럼버스가 연출을 맡았고 그 이후에는 마이크 뉴월이 이어받는데 둘 다 좋은 감독이기는 하지만 '스타'감독이라 하기에는 부족한 부분이 있다. 영화의 흥행이 감독의 명성을 올리는데 큰 기여를 한 것도 아니다. 영화가 성공하면 성공할 수록 원작자인 '롤링'의 이름 위에 금 덪칠만 계속 될 뿐인데, 이건 메가히트한 원작이 가지는 힘이다. 엄청난 아버지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면 아버지랑 똑같이 해야 하는 법, 해리포터 시리즈는 모조리 책을 그대로 영화로 옮기는데 집중한다. 그런만큼 감독의 연출범위는 창작보다 모사에 집중할 수 밖에 없고 대부분의 연출자는 이런 작업을 좋아할리 없다. 잘해야 본전인데다 원작압박까지 있는 마당에. 영화 시리즈의 시작도 히트한 이후는 어떨까. 아마 온몸에 압박이 들이닥쳤을께다.

 
<비밀의 방>은 이러한 여건 속에서 선보인 두 번째 작품이다. 굉장히 중요한 작품인데 여기에서 볼드모트의 기본적인 정체, 일생의 라이벌이 될 말포이 가문과의 대립, 세계관의 확장 등이 일어난다. 호그와트에서는 '비밀의 방'이 나타났다는 소문과 함께 연쇄적인 습격사건이 일어나고 헤르미온느까지도 공격을 받아 몸이 마비된다. 론의 동생인 지니마저 납치되자 해리 일행은 '비밀의 방'을 찾아 나선다. '비밀의 방'은 진정한 슬리데린의 후계자만이 찾을 수 있다는 전설을 가진 방으로 역사상 가장 위대했던 마법사의 유물이 숨겨져 있다고 한다. 다만, 자격이 없는 자들은 저주를 받는다고 하는데 아마도 습격당한 인물들은 이 방에 대해 알게 된 듯 하다.



호그와트의 선배인 '톰 리들'의 일기장과 해그리드의 증언 등을 통해 습격자의 정체가 밝혀지고 더불어 숨겨진 방에 대해서도 알게 되는데, ...... 톰 리들이 볼드모트였다. 라는 놀라운 결과와 함께 영화는 끝난다.


아주 충격적인 결말은 아니지만 이야기의 촘촘함에 새삼 놀라게 된다. 매 시리즈마다 마법이라는 소재와 세계관 위에 추리요소를 집어넣는 방식을 취하지만 이야기의 전체 구조는 볼드모트와의 대결에 맞춰져 있다. 그리고 거기까지 도달하기 위한 퍼즐은 다시 또다른 퍼즐로 이루어져 있어 한 순간도 눈을 뗄 수가 없다. 이야기가 끝나는 쾌감과 전체적인 그림에 대한 기대를 동시에 주는 몇 안되는 시리즈다. 볼드모트의 정체는 나왔지만 어떤일이 있었는지, 왜 그러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