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수준이 높아질만큼 높아졌다는게 실감난다. 헐리우드에 비할 만큼은 아니지만 어쨌거나 적지 않은 돈들이 투입되고 있고 제작의 퀄리티는 . <안시성>은 그 정점에 있는 영화다. 물론 200억이라는 돈이 적은 돈은 아니지만 <안시성>은 그만한 값은 한 영화다. 다행히 손익분기점도 돌파했고.
<안시성>은 몇 줄의 기록밖에 남지 않은 안시성 전투를 상상력으로 되살려 낸 영화다. 정치적 격변기의 고구려. 당나라는 오십만의 대군을 앞세워 고구려를 침공한다. 막아서는 성들을 격파하며 이들이 다다른 곳은 안시성. 성주는 양만춘이다. 심지어 양만춘은 중앙정부로부터 미움을 받는 처지라 지원을 기대할 수도 없다. 성 안의 5천으로 5십만을 막아내야 한다. 아무리 성이 튼튼하다 해도 100배의 적을 이기는 것이 가능할까? 이 미스테리한 전투는 88일을 버텨 낸 양만춘의 승리로 돌아갔다. 영화 <300>만큼이나 극적인 승리다.
<안시성>은 복잡한 역사적 인식이나 정치적 가치관을 요구하지 않는다. 끝없는 액션에서 오는 쾌감, 버티고 버티는 극적인 승리에서 오는 절대적인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300>과 일맥상통하는 면이 있다. 오히려 투박한 줄거리를 화려한 연출로 촘촘히 채워 넣은 게 좋았다. 상상력의 부재를 연출이 채웠달까. 한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개인의 액션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전략적인 모습이 약해 보였다. <황후화>가 보여준 집단 방패 도륙장면이나 <300>의 방패와 창의 조합전투 같은 장면이 있었으면 레전드로 남을 수도 있었을텐데. 모래성을 무너트리는 장면이 있기는 한데, 무너지는 것보다 민초들의 희생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어서 소수가 다수를 이긴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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