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프린세스 마법의 주문] 진짜 멋진 여성을 위하여

슬슬살살 2019. 4. 10. 21:09

무려 10년 전의 여성 자기계발서지만 그 어떤 계발서보다 가치가 있다. 웬만해서는 대충 읽고 버리려 했는데 끝까지 읽고 나서는 도저히 버릴 수가 없다. 2017년부터 시작된 미투, 극단적 페미니즘에서 비롯된 성별간 갈등은 이제 서로를 향한 저주를 퍼부으며 되돌리기 어려운 지경으로 흐르고 있다. 잘잘못을 떠나 심각한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프린세스'라는 여성적 표현의 제목을 가지고 있지만 이 책에서 제시하는 여성은 그야말로 '멋진' 여성이다.


세상은 달라졌다. 여자들의 사회적 지위가 상승하면서 여자들은 좀 더 나은 조건의 남자를 찾기 시작했고, 괜찮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들이 실제로 일도 잘하고 남편 내조에, 아이들까지 잘 키우는 경우를 보게 된다. 하지만 여자들이 먼저 알아야 할 것이 있다. 이렇게 좋은 남자를 만나고 멋진 인생을 살려면 자신의 가치부터 높여야 한다는 사실이다. 스스로의 가치와 경쟁력을 갖추어야만 어떠한 사랑 앞에서도 당당히 포용할 수 있다. 아무리 백마 탄 왕자가 다가왔다 하더라도 매력없고 생각없는 여자라면 뒤도 돌아보지 않고 떠나버리는 게 현실이다. 능력없는 여자가 신분 상승하는 법이란 능력있는 남자의 선택을 받는 수밖에 없지만, 능력있는 여자는 능력있는 남자를 고르기만 하면 된다 선택할 수 있는 여자. 얼마나 근사한가.


이 책은 능력 있는 여성이 될 것을 권유하고 그 것을 위해 노력하는 독자에게 보내는 일종의 응원가다. 지시나 제안이 없이 저자의 사례를 들어 의지를 북돋아 주는 문장으로 가득 차 있다. 게다가 40대 남성인 내가 읽어도 '그래, 열심히 살아야겠다'라는 생각이 들 지경이니 목적한 바는 충분히 이룬 책이다.


물론 내용상에서 특별한 점은 없다. 외국어 공부해라, 좌절하지 마라, 긍정적으로 생각해라, 현재를 즐겨라 등등 누구나 할 법한 얘기들이다. 그러나 '아네스 안'은 언니처럼, 선배처럼 친근하고 꼰대스럽지 않고 재미있게 이야기를 들려준다. 여성에 대한 차별을 논하기 전에 '나'라는 개인 가치를 깊이 생각하는 것이 중요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