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시간 여행은 S/F 장르로 구분된다. 시간여행의 능력을 갖춘 주인공이 과거로 돌아가 지구와 인류를 구하거나, 악당의 경우에는 영웅의 탄생을 막는다. 백투더퓨쳐처럼 유쾌한 시간여행이 있는가 하면 터미네이터처럼 어두운 분위기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영화에는 공통점이 있는데 뭔가가 잘못되면 우주가 망해버린다는 점이다. 타임 패러독스로 인한 시공간의 붕괴라던지 평행 우주라던지. 하다못해 시간여행에 따른 페널티도 부여되는데 <나비효과>가 대표적이다. 고치려 할 수록 예측할 수 없는 다른 전개가 펼쳐지고 결국 뇌가 부서지는 벌칙(?)을 받는다.
<어바웃 타임>은 그래서 신선하다. 시간 여행의 능력을 가진 주인공이 사랑을 찾아가는 로맨틱 코메디이지만 결코 정도에 벗어난 일은 하지 않는다. 복권에 당첨되기를 꿈꾸거나 지구를 구하지 않는다. 오로지 사랑을 얻기 위해서만 이 능력을 쓸 뿐인데 너무나 착한 주인공이다. 재밌는 것은 시간 여행을 반복해서 여러번의 시도를 함에도 그놈의 사랑은 어찌나 엇갈리는지. 시간여행이라는 놀라운 능력보다 아름다운 청춘의 사랑을 엿보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게 아니다.
보기만 해도 가슴 따뜻해지는 이 영화는 시간 여행이라는 놀라운 능력보다 대단한 것은 삶의 하나하나를 사랑하는 법을 이야기 한다. 하루를 되돌려 살아보라는 아버지의 원칙은 놓치고 바쁘게 살아가는 삶을 반복하면서 최선의 하루를 만들어갈 수 있게 한다. 시간을 마음대로 돌릴 수 있는 능력자들도 그럴진대 우리 같은 범인이 어찌 아까운 하루를 허투루 쓰고 있는 걸까. <어바웃 타임>은 그냥 지나쳐가는 하루와 삶이 얼마나 소중한지 알게 해 주는 따뜻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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