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미친듯이 과거의 명작들을 실사로 뽑아내고 있는 가운데 가장 기대치가 낮았지만 가장 성공한 작품이다. 사실 실사화 얘기가 흘러 나왔을 때 사람들은 파란 몸을 가진 윌스미스의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우려했다. 원작의 지니가 재기발랄하고 유머스러운 캐릭터이지만 그건 만화였을 때 얘기고 자칫 애매한 실사화를 하게 된다면 과거 '미녀와 야수'처럼 오버스럽기만 하게 되는 건 아닌지 하고. 하지만 결과는 다들 알다시피 윌 스미스의 승리로 끝났다. 우리의 윌 스미스는 명성에 걸맞는 연기로 그 어려운 지니를 자연스럽게 보여줬다. 개그적인 요소는 정말이지 전 세계를 웃기는 지니를 보여줬다.
그리고 두 주인공의 아름다운 모습도 신비롭고 동양적인 '알라딘' 원작의 느낌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독자적인 아이덴티티를 쌓아 올렸다. 이제는 <알라딘>이라는 제목에서 과거 만화영화 대신 파란 몸의 지니를 떠올리는 이가 훨씬 많을듯 하다. 석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OST가 차트에 올라있을 정도이니 음악적 완성도도 인정받았다. 한마디로 음악과 미술, 배우가 다 맞아떨어진 시각적 효과의 끝판왕이라 할 수 있다.
아이때문에 더빙판을 봐야 했는데, 초반부에는 살짝 어색했지만 우리나라 성우들의 놀라운 능력 때문에 점차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졌다. 어쩌면 극장에서 본 첫번째 더빙 실사영화가 아닐까 싶다. 형형 색색 화려한 미술과 그야말로 아라비아의 이국적인 모습을 담아내 영화 내내 즐거움을 선사했다. 이제 디즈니는 절대 실패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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