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하나의 장르가 되면서 익숙해진 배틀 서바이벌 장르 영화다. 영화의 플롯은 기존 유사작들을 그대로 답습한다. 왜 끌려왔는지 모르는 이들이 이유 없이 습격 당하고, 개 중 가장 뛰어난 자가 반격을 가하는 이야기. 그런 뻔 한 이야기 구조 속에서도 이런 영화가 선택을 받는 건 일반 액션과는 다른 생존의 절박함이 고스란히 전해지기 때문이리라. 여기에 더해 알 수 없는 적에게 가하는 복수는 늘 통쾌하다.
'헌트'의 초반부는 주인공이 누구인지 알 수 없게 전개 된다. 첫 포커스를 받은 여인이 도망을 치다 죽고, 다시 그 여인을 돕던 남자가 총에 맞고, 다시 그 남자에게 설명을 하던 다른 이들이 도망을 치거나 하는 식으로 주인공이 누구인지 흩어 놓는다. 때문에 초반부는 주인공을 찾기 위해서라도 집중하고 보게 된다. 중반부에 드디어 등장하는 주인공. 여자다. 누가 봐도 특수부대원인 이 여인은 그야말로 기계처럼 적들을 제거해 나간다. 아프간에서 복무한 적 있는 이 여자(베티 길핀)은 동명이인인 여성 때문에 이 무대에 잘못 끌려왔다. 잘 끌려왔건, 잘못 끌려왔건 자신들을 가둬놓고 학살하려는 이들에게 뼛속까지 복수를 가하는 모습이 꽤나 사이다다. 베티 길핀으 우그러지는 듯한 억지 미소도 멋지다.
영화 후반부, 갑자기 전개되는 킬빌과 말같지도 않은 이유가 좀 깨기는 하지만 B급 킬링무비로는 훌륭한 수준이다. 시작과 끝이 한결같이 거창하지 않아서 마음에 드는 영화. 그러나 알고 보면 이 영화 속에 깨알 같이 미국의 상황을 우겨 넣었으니 그것도 찾아보자.(SNS 악플, 종교, 이민자, 남녀, 흑인문제까지...) 그것 들을 모두 한 군데 넣어놓고 모조리 죽이면 이 영화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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