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킹덤] 시대를 잘 만난 좀비 연속극

시즌2의 호평으로 시즌1부터 재조명 받고 있다. 조선시대에 발생한 좀비 바이러스라는 참신한 소재와 최근의 코로나 사태가 겹치면서 주목을 받았는데 한편에서는 넷플릭스 최고 평점을 들먹거리며 '기생충에 이은 한류 드라마'라는 소리가지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정도까지 평가를 받을 일은 아닌 듯 하다. 먼저 완벽하게 사전 제작된 드라마가 흔치 않은 드라마 환경, 웬만한 영화의 주연급이 즐비한 화려한 캐스팅, 사극하면 떠오르는 화려한 의상이 기본으로 받쳐주는데다 작가가 '김은희'라면 이미 상황은 끝난거다. 이번에는 서구에서도 익숙한 좀비를 다뤘기에 이런 반응이 오는 거겠지. 

시즌 1을 정주행하면서의 느낌은, 이건 좀 실망인데? 였다. 화려한 명성에 비해 드라마가 가지고 있는 한계가 고스란히 드러났고 좀비라는 익숙한 소재를 조선에 옮겨 놓은 것 말고는 특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코리아 좀비를 처음으로 선보인 <부산행>이 기존 좀비물에서 부여주지 못한 육탄액션, 미친듯이 달리는 좀비의 강렬함, 기차라는 폐쇄공간 등 다양한 변주를 시도했다면 <킹덤>에서의 좀비는 다소 밋밋하다. 

 

시즌2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드라마 다운 요소를 보인다. 궁중의 암투, 등장인물 개개인의 사연과 고난을 이겨내고 성장하는 주인공, 마지막 대를 위한 희생, 의외의 등장인물과 함께 돌아오는 커밍 순. 시즌2가 없었다면 그냥 그런 드라마로 끝날 뻔 했다. 시즌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이 전지현의 등장이라면 뭔가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재미있는 좀비, 판데믹 영화와 드라마는 차고도 넘친다. 단순히 시대적 배경이 조선이라는 것에 흥미를 느끼는 건 오리엔탈리즘에 다름 아니다. 기생충이나 BTS가 가진 범세계적인 콘텐츠에는 아직 한창 못미친다. 아직까지는 드라마가 아니라 연속극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