섣불리 창업을 하거나 제품을 출시해서 쫄딱 망한 사례를 우리는 너무나 잘 알고 있다. 삼성이나 코카콜라, 구글처럼 세계 탑클래스의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지금 이 시간에도 수많은 제품과 서비스가 나타났다가 사라진다. 왜 그럴까? 그렇게 똑똑한 연구진들과 직원들, 경험많은 경영진이 있음에도 이렇게 많은 실패가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걸 미리 방지할 수는 없는 걸까.
어느 회사건 신제품 출시 전에 수많은 시장검토를 한다. 설문조사와 트렌드분석을 통해 시장의 니즈를 파악하는 것은 마케팅의 기본중의 기본이다. 그리고 시제품을 만들어서 보완해 나간다. 하지만 여기까지만 해도 이미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였다. 사람은 과도한 비용이 투입된 결과물을 빨리 포기하기 싫어하고 그건 기업의 총수라고 해서 다르지 않다. 마치 늪에 빠진 것처럼 잘못된 시제품은 시간과 자원을 미친듯이 빨아 들인다.
구글의 혁신전문가, 알베르토 사보아 역시 마찬가지였다. 수많은 실패를 경험하고 이 책을 남겼다. 이른바 '될 놈을 찾는 법'이다. 알베르토는 미리 몇가지 테스트를 함으로서 시장이 있는지 없는지를 알아볼 수 있다고 한다. 시장만 있다면 해결법은 무엇이건 있기 마련이라면서...그가 제시한 방식은 시제품을 만들어보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지만 제품이 아니라 시장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내가 생각하는 서비스를 소규모로 실험하면서 시장의 유무를 판단한는 것. 그게 이 책의 시작이자 끝이다.
가장 먼저 시장 호응 가설을 세운다. 이 동네에 치킨집을 차리면 잘 될꺼야 정도의 가벼운 주제면 괜찮다. 다음은 XYZ 가설. 시장호응 가설을 개략적인 수치로 변화시킨 문장이다. 이게 중요한 이유는 시장 규모의 정확성을 예측하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이 동네에 치킨집을 차리면 배달음식을 먹는 이들의 5%는 우리 치킨을 먹겠지? 라는 식으로 만들 수 있겠다. 다음은 xyz가설이다. 소문자임에 유의하자. 시장을 모두 분석하는 건 비용과 시간이 너무 많이 든다. xyz는 동네를 훨씬 줄여서 우리 골목에 있는 30가구 중에서 15%는 우리 치킨을 사 먹지 않을까? 하는 정도로 줄일 수 있다. 그리고는 프리토 타이핑이다. 치킨집을 차리기 전에 가짜 치킨집을 만들거나, 근처 치킨집에 알바로 잠입하거나 해서 30가구 중 15%가 우리 치킨을 사 먹을 수 있는지 확인하는 행위다. 이걸 여러번 해서 치킨의 정확한 수요를 알아낸다면 우리는 알 수 있다. 여기에 치킨집을 차리는 것이 옳은 선택일지 아닐지. 대부분은 아니기 마련이지만 우리는 아주 적은 비용과 시간으로 이게 안된다는 정확한 데이터를 얻은 셈이다. 차리고 망했다면 어땠을지 생각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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