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철도원] 향수와 그리움

슬슬살살 2020. 9. 7. 20:40

철도원 / 러브레터 / 악마 / 츠노하즈에서 / 캬라 / 백중맞이 /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 / 오리온 좌에서 온 초대장

아사다 지로의 단편집이다. 대표작인 철도원을 비롯해서 <파이란>의 원작인 러브레터 등이 실려 있다. 그 외에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대여섯편이 함께 실려 있는데 하나하나 울림이 있는 기분 좋은 작품들이다. 한 이상한 사내에 의해 유린당하는 일가족을 그린 악마, 아버지와의 화해를 다룬 츠노하즈에서, 묘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캬라와 오리온좌에서 온 초대장, 기묘한 이야기에 가까운 백중맞이와 알 수 없는 情을 다룬 메리 크리스마스, 산타가 실려있다. 

일본어에 아소비 고코로라는 말이 있다. 직역하자면 '놀이 심성', 더 풀어서 말하자면 '때로는 세상에 소풍 나온 듯 쉬엄쉬엄 놀기도 하는 장난기'쯤이 될까. 아사다 지로의 작품속에는 어느 구석엔가 이 아소비 고코로가 숨어 있다. 진지하게 열중하되 그 진지함만큼은 이따금 의미있는 해찰을 빼먹지 않는 어린아이 같은 천진함. 그는 항상 어떤 곳에서 내려와 소박한 심성 곁에 서기를 즐겨한다. 행복한 얼굴의 작은 성자처럼.  - 옮긴이의 말 中

그의 작품들은 개구지면서도 향수가 넘친다. 아사다 지로 작품의 가장 큰 특징이 향수다. 과거에 대한 향수를 비롯해 사람냄새에 대한 그리움까지 잘 담겨 있다. 그래서인지 읽다 보면 마음속에 알 수 없는 감정이 일어난다. 일종의 그리움과 비슷한 감정이다. 거기에 가벼운 조크와 짖궂음은 나도 모르게 미소를 자아낸다. 다른 나라지만 확실히 정서는 가깝다. 인생은 어디나 비슷하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