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얼어 붙은 극장가에 단비처럼 개봉한 애니메이션인데다가 이동진 평론가의 극찬에 꽤나 기대를 품고 봤다. 평점도 높고 주변 평도 좋았는데 나와는 맞지 않은 듯, 솔직히 좀 지루했다. 일생동안 꿈꿔온 연주자의 기회를 잡자마자 죽어버린 <조 가드너>가 영혼의 세계에서 탈출해 지상으로 돌아오는 이야기다. 우연찮게 함께 이승으로 와버린 '22번' 영혼과 심지어 몸까지 바뀌어서 좌충우돌한다.
22번은 삶에 대한 두려움, 정확히는 자기가 뭘 하고 싶은지 모르는 영혼인데 가드너와 지구를 여행하면서 삶에 대해 아름다움을 느낀다. 가드너는 무미건조한 삶을 살면서도 음악에 대한 열정을 놓지 않았지만 그 외곬수에 주변의 중요한 것들을 놓치고 살아왔다. 이 둘이 마지막 며칠간 삶을 여행하면서 한 쪽은 삶의 아름다움을, 다른 한 쪽은 행복한 마무리를 경험한다.
난 살아봤잖아. 이제 니 차례야.
아름다운 음악, 미려한 영상이 눈과 귀를 즐겁게 하지만 전의 다른 애니메이션에 비해 과도하게 진지한 게 아닌지. 똑같이 죽음과 삶을 다루고 있는 <코코>가 가지고 있는 유쾌함이나 <몬스터 주식회사>의 재기발랄한 비유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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