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신한생명이 광고에서 AI 모델을 기용해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로지라는 이름을 가진 이 아름다운 여성은 처음에는 AI라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등장해 광고계의 주목을 받았는데 AI 캐릭터라 밝히기 전까지 아무도 그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한다. 심지어 인스타 DM으로 데이트 요청하는 이들까지 있었다고 하니, 기술의 진보가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없애고 있음을 실감하게 만든다. <당신과 함께 한 순간들>에는 이렇게 진짜와 똑같은 AI가 등장한다. 영화에서 이 AI의 역할은 죽은 이들을 대신해 살아남은 사람들에게 위로를 전하는 모양이다. 사람들은 이들에게 위로를 받고 늙고 죽어가지만 AI만큼은 영원히 살아남아 남은 AI끼리의 대화를 이어 나가는게 이 영화의 스토리다. 처음에는 고뇌하고 슬퍼하고 거부하는 인간들과 대화 하는데서 그 역할을 다하지만 종국에 인간보다 오래 살아남는 그들은 이제 서로 빠진 기억 정보들을 메꿔가며 추억을 만들어 나간다. 이들이 가진 기억 정보가 진짜 추억이고 사람이 살아간 증거 일런지도 모르겠다. 한 편, 인간의 기억이 이렇게 단순화한 정보의 나열로 다루어진다면 과연 진짜 인간은 무엇인지도 모호하다. 모양, 기억, 사유를 모두 갖춘 이 AI들과 진짜 ‘사람’과의 차이는 무엇일지 생각하게 된다. 영화의 제목처럼 누군가와 함께 한 순간을 대신 기억해주는 AI의 영원한 기억을 통해 인간은 그토록 이루고자 했던 불멸을 누리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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