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블랙 위도우] 구태의연한 구성으로 긴장감 없는 헌정 영화

슬슬살살 2021. 8. 20. 13:35

코로나 이후 첫 개봉한 마블 작품이라 큰 기대를 했는데 많은 아쉬움이 남는다. 어벤져스 시리즈의 처음과 끝을 함께 해 온 블랙 위도우의 유일한 단독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인 맥락과 설정, 대립구도 등에 있어서 이전 마블 영화보다 퇴보한 모습을 보인다. 아무래도 특수한 능력보다는 강인한 특수부대원 정도의 위치에 있는 블랙 위도우의 능력치를 고려한 설정이겠지만 빌런의 수준이 너무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문제. 전 우주적 차원의 전쟁을 보고 난 직후여서인지 영화가 전반적으로 나약하다는 느낌이 든다. 빌런 역시 구태의연한데 10여년 전 나왔던 캡틴 아메리카와 하이드라의 대결 구도와 차이가 없는 데다 블랙 위도우가 캡틴 아메리카의 압도적인 카리스마를 대체하지 못하면서 그저 그런 액션물로 전락했다. 대부분의 장면이 이런 식인데 과거 어디선가 본 듯 한 장면으로만 영화를 만들었다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전작에서 사망한 블랙 위도우의 자리를 대신할 엘레나의 등장이 그나마 위안인데 스칼렛 요한슨을 대체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 마블 전체의 맥락을 이어간다기 보다는 그동안 고생했다는 뜻으로 마블에서 쏜 금일봉 같은 영화다. 감출수 없는 스칼렛 요한슨의 노쇠가 아쉽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