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신은 있는 걸까? 인간은 왜 사는 걸까? 삶이란 무엇일까?
인간이 인지와 이성을 갖춘 그 순간부터 인간은 이같은 질문을 끊임없이 던져왔고 지금까지도 많은 철학자, 과학자, 신학자들이 연구와 논쟁을 거듭하고 있다. 이 시대의 대표적인 유물론자 석학인 리처드 도킨스가 무려 1976년, 이 책을 통해 인간의 근원과 삶에 대한 답을 내 놓았고 아직까지 그 이론을 뒤집는 연구는 나오지 않았다.
유전자의 특성은 자기복제자, 모든 생명의 근본적인 단위는 유전자이며 자기복제에 원동력이 있다.
<이기적 유전자>에서 인간은 수많은 진화 결과 중 하나에 불과한데 요행이도 이성과 문명을 쌓아 올릴 수 있었던 존재에 불과하다. 이 책 이전까지 진화생물학은 단위 개체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예를 들면 높이 있는 먹이를 위해 기린 목이 길어졌다는 식으로. 그런데 이 이 론에는 한계가 있었으니 모든 생물이 비슷한 방향으로 진화하지 않는 이유가 설명이 안되는 것이다. 그러나 진화를 유전자 차원의 도태와 돌연변이로 이해하면 훨씬 심플해진다. 여기에 유전자가 철저한 자기복제자라는 걸 더하면 이 세상이 더 쉽게 이해된다.
유전자는 종합 기본프로그램이다. 유전자는 종합 기본 프로그램이고 자기의 생명을 위해 프로그램을 짠다. 유전자는 자기의 생존기계가 생애에서 부딪치는 모든 위험을 극복할 수 있도록 만든 프로그램의 성공 여부에 의해 심판 받는다. 그 심판은 소멸하느냐 생존하느냐 하는 냉혹한 것이다.
유전자는 냉혹할 정도로 이기적이기 때문에 생물체라는 우주선을 조종한다. 수많은 유전자들이 자기의 생존을 최우선에 두고 노력하는데 여기에는 자녀와 같은 복제된 다른 자기자신도 포함된다. 진화는 이 과정에서 일부 유전자들이 도태됨으로서 이뤄진다. 예를들면 번식에 유리한 화려한 꼬리는 생존에 유리한 짧은 꼬리보다 훨씬 길게 살아 남아 수컷 공작새들을 아름답게 만든다. 생명체가 죽어도 많은 번식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자기복제가 가능한 유전자 입장에서는 훨씬 유리한 선택이기 때문이다.
유전적으로 말하면 조부모와 손자가 서로에 대해 이타적으로 행하는 근거는 같다. 그들은 서로 유전자의 1/4을 공유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손자의 평균 수명이 더 크다면 손자에 대한 조부모의 이타주의의 유전자 편이 조부모에 대한 손자의 이타주의 유전자보다 선택상 유리하다.
이 이론에서 모성도 쉽게 설명이 된다. 모계는 부계에 비해 자기 자식을 쉽게 인지 할 수 있고, 무려 1/2의 확률로 자기 복제된 유전자들을 품고 있기 때문에 모성이라는 형태로 유전자 번식을 돕느 역할을 한다. 체외 수정을 하는 물고기에서 부성이 많이 나타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런 형태로 유전자의 1/4를 가지고 있는 손자에 대한 애정, 형제에 대한 애정이 부모간의 애정보다 적게 나타나는 것도 설명할 수 있다. 너무 냉혹하긴 하지만. 이렇게 생각하면 우리나라의 촌수제도가 엄청나게 과학적인 근거가 있다고 볼 수 있다.
살아 있는 몸은 생존을 계속하고 있는 유전자에 의해 프로그램된 기계이다. 생존하고 있는 유전자는 과거에 '평균하여' 그 종의 환경을 특징지우는 경향이 있던 조건으로 생존해 왔다.
몸은 유전자의 영구적인 삶을 위한 생존기계에 불과하지만, 인간은 유전자의 진화 속에서 이성을 탑재한 유일한 생명체다. 리처드 도킨스는 이 책을 통해 냉혹한 유전자의 진화 원리를 설명하기도 했지만 유전자의 냉혹함을 제어할 수 있는 인간이야말로 진화의 정점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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