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씽크홀] 코미디도 일관성이 있을때 빛나는 법

슬슬살살 2021. 8. 23. 13:35

내심 짐작은 했지만 이 정도일 줄은 몰랐다. 씽크홀이라는 대형 사고를 이토록 가볍게 다루는 연출이라니영화 씽크홀은 어느날 갑자기 씽크홀로 빨려 들어간 서민들의 이야기다. 11년만에 내집 장만에 성공한 김성균을 필두로 금수저 동료에게 짝사랑을 빼앗기는 이광수, 월세사는 싱글대디 차승원까지 서민들이 모여사는 빌라 한 동이 통째로 씽크홀에 빠지게 되는데 도대체가 장르가 정리가 안된다. 비슷한 영화로 엑시트가 있지만 코미디라고 다 같은 코미디가 아니라는 걸 여실히 보여준다. 맥락 없는 코미디를 하면서 어설픈 주제의식과 메시지를 담으려 하다보니 이것도 저것도 아니게 되었다. 등장인물의 연기에도 문제가 있다. 분명 내공이 탄탄한 배우들이건만 연출자의 의도가 정확하게 전달이 안된 건지 예능과 영화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한다.

 

 

이는 감독의 방향성이 일관되지 않았음을 간접적으로 보여준다. 결과적으로 이 영화는 시대적 문제의식인 부동산에 대한 비판도 하지 못했고 서민 계급의 애환을 보듬지도 못한 채 억지 웃음을 강요하는 구시대적인 모습만 남긴다. 드론에 적힌 119를 보면서 환호하는 코미디가 예능에서의 설정 개그와 무엇이 다른 건지. ‘터널마지막 장면에서 하정우가 들어올리던 가운데 손가락 하나가 주는 해학이 온통 코미디를 버무린 이 영화 전체보다 훨씬 희극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