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스터콜은 어두운 면을 직시하는 성장 드라마다. 아픈 엄마와 함께 살고 있는 왕따 소년 코너가 가지고 있는 분노와 불안, 정서적 불안정한 모습을 우화를 통해 치료해 나가는 모습을 담고 있다. 외할머니와 함께 살게 된 코너는 몬스터를 만나게 되고 그에게 세가지 이야기를 들으면서 성장해 나간다. 코너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한 이 몬스터는 작고 여려 보이는 코너와는 정반대로 무자비하고 힘이 세다. 현실 세계에서 코너는 몬스터의 힘을 빌어 분노를 터뜨리고 그의 이야기를 통해 세상을 좀 더 이해하고, 성장해 나간다.
이야기 1. 새엄마를 취해 왕이 되련다는 무명을 쓴 왕자는 연인과 함께 도망치지만, 알 수 없는 이유로 연인을 살해한다. 마녀인 새엄마가 저주를 걸었다고 생각한 왕자는 사람들을 모아 새엄마를 처단하고 왕위에 올라 나라를 잘 다스린다. 사실 새엄마는 마녀가 아니었음에도.
가장 중요한 대목은 왕자가 살인죄를 저질렀음에도 나중에 좋은 왕이 되었다는 사실일지도 모른다. 엄마를 잃어가는 고통에 지쳐 은밀하게 마음 속으로 그 모든 일들이 빨리 끝나길 바랐다고 해서 코너가 훗날 나쁜 어른이 될 수밖에 없는 건 아니다. 더군다나 중요한 것은 생각이 아니라 행동이라고 몬스터가 확언해 주지 않는가.
이야기 2. 독실한 신앙을 가진 목사는 약제사의 힘을 미신이라며 멸시한다. 목사의 두 딸이 죽게 되었을 때 약제사에게 도움을 청하지만 모욕을 잊지 못하던 그는 약을 주지 않고, 결국 두 딸은 죽고 만다.
이야기 3. 자신을 알아보지 못하는 인간들에게 괴물을 불러내는 투명인간 이야기.
세번째 이야기에 이르르면 코너는 분노를 모조리 터뜨리면서 자신을 괴롭힌 학생을 두들겨 팬다. 마침내 보든 내면의 스트레스를 터뜨리는 장면이기에 꽤나 통쾌한 면이 있다.
어른을 위한 우화 답게 곳곳에 뿌려진 비유와 상징이 복잡하기는 하지만 마치 심리 치료를 받는 것 처럼 위로를 받는다. 또, 영상미와 사운드트랙이 아름다워서 해석의 복잡함과는 별개로 미술작품 한 개를 감상하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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