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많이 실망스러웠다. 전작과 마찬가지로 15세가로 개봉했지만 베놈이 가진 폭력성, 잔학성은 훨씬 약해졌다. 데드풀처럼 오롯이 성인을 위한 MCU를 만들어 줄 수는 없었을까? 물론 스파이더맨과의 연결고리라는 역할을 가지고 있기에 쉽지는 않겠지만 우주의 절대악을 15세가로 표현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액션 장면 역시 전작에서 보여준 것 이상의 것을 보이지 못하고 오히려 베놈의 코믹함을 강조하는 등 정체성에 혼란이 느껴진다. 적어도 산채로 사람을 잡아먹는 수준은 보여줘야 하지 않았을까. 잔인함을 덜어낸 베놈의 모습은 마치 ‘마스크’의 짐 캐리 수준으로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스토리는 더 처참한데, 숙주인 톰 하디와 베놈의 갈등 모티브로 하고 있지만 삐진 룸메이트 수준일 뿐 심도 깊은 존재의 고민이나 다가오는 위협에 대한 걱정 따위는 1도 보이지 않는다. 전 여자친구와의 갈등도 마찬가지. 이 정도면 맹수를 조련해 애완동물을 기르는 것과 무엇이 다른지 모르겠다. 이 정도면 대학살이 오고 있다는 부제가 머쓱해 보인다. 90분의 러닝타임과 쿠키영상이 말 해 주듯, 애초부터 베놈은 스파이더맨 유니버스를 구축하기 위한 브릿지로만 만들어진게 명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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