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이 예상되기는 했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승승장구 할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아무리 톰 크루즈라도 무시하기 어려운 나이가 되었고 탑건이라는 소재가 주는 전통적인 헐리우드 스타일의 국뽕 콘텐트가 요즘 시대에 먹힐 것 같지 않았다. 그저 훌륭한 CG와 레트로한 정서가 가져다 주는 작은 추억 파먹기로 끝날거라 예상했는데 완전히 틀렸다. 결과물은 훌륭했고, 톰 아저씨는 여전히 청춘이다.
가상의 적국을 향한 작전에서는 적군의 모습이 거의 등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국뽕 요소, 미국 중심주의를 과감하게 덜어내고 오히려 파일럿 개개인의 인물들의 유기적인 관계를 만들어 나가는데 집중했다. 인간관계의 갈등과 해결은 동서양을 막론하고 같은 감동을 주는 법이다.
퇴물이 아님을 증명하기, 과거 동료에의 죄책감을 덜어내기, 못 다한 사랑 완성하기, 후배들을 지도해 작전 성공 시키기, 적군 한복판에서 멋지게 살아 돌아오기까지 탑건은 수많은 멋진 요소들을 한 번에 해소하는 영화다. 특히나 동료의 아들과 화해를 하며 과거의 죄책감을 해소하는 부분은 그 어떤 장면보다 감동적이다. 오토바이부터 비행기까지 멋진 오브제가 화면 가득하고 아카데미가 있는 곳의 장면도 환상적이다. 그 어떤 시리즈물보다 가장 명확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해 준 톰 크루즈에게 찬사를 보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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