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외계+인 1부 - 실패로만 기억되기에는 아쉽다

슬슬살살 2022. 9. 12. 17:25

CJ가 휘청거릴 만큼의 어마어마한 실패기에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이나 <리얼>과 같은 반열에 오르기는 했지만 단순히 망작으로 끝나기에는 너무 아쉽다. 개인적으로는 독특한 세계관에 등장인물들이 하나같이 개성 있게 느껴져서 상당히 집중해서 봤는데 이 정도로 망하다니 의외이기는 했다.

 

CG는 훌륭한 수준에 들어갔으며 과거와 현대를 오가는 독특한 세계관도 매력적이었다. 강동원의 아름다운 모습과는 다르지만 류준열도, 김태리도, 김우빈도 모두 제 자리에서 훌륭한 연기를 보였다. 가디언과 외계인이 격투씬은 헐리우드에 필적할 만큼 짜임새와 타격감이 좋았으니 이 영화가 망한 건 결코 예전처럼 조악한 제작의 영역이 아니리라.

 

혹평의 리뷰들을 읽어보면 하나같이 복잡하다유치하다를 들고 있다. 대사가 오글거리는 부분도 있고 갑자기 과거에서 아이를 데려오는 뜬금없음이라던지, 최첨단 AI이면서 어리숙하게 행동하는 로봇 같은 부분이 이 영화를 한없이 가볍게 만들기는 한다. 하지만 이 영화가 12세 이상의 오락물이라는 걸 감안하면 그리 높은 수준일 필요도 없을 것이다. 게다가 이 영화 등장인물의 복잡성을 생각하면 유치함이 이해도를 높여 준다고도 생각 할 수 있지 않을까?

문제는 복잡성인데 과거와 현재를 오가면서 여러 등장인물의 시점을 교차하다보니 복잡하게 느껴졌을 것 같기는 하다. 사실 소설에서는 흔한 방식이라 후반부에서 지루하다는 생각은 있었어도 어렵다는 느낌은 없었는데 대부분 정신없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차피 2부가 있다는 생각으로 가볍게 봤는데 다른 이들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하기야 우리나라 사람이 비싼 돈 주고 볼 때는 어찌 됐건 딱 마무리되는 걸 원하겠지. 그런 차원에서 보면 복잡하기만 하다가 어정쩡한 결말을 맞이하는 걸로 보이기는 하겠다. 그래도 이런 시도들이 모여서 기생충도 나오는게 아닐까.

 

개인적으로는 다양한 인물들과 잘 만들어진 SF와 액션을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웠는데 2부를 극장에서 볼 수 없을 것 같아서 많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