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이야기/구석구석 방랑가족(여행, 맛집)

[지리산 종주기] 오솔길 따라 해발 1,915미터!! 33km 지리산 종주기 마지막(천왕봉~백무동)

슬슬살살 2011. 6. 27. 22:04

장터목~천왕봉(03:30~05:30)

장터목에서 밤을 보내고..

장터목은 시설이 상당히 좋습니다. 사람이 많지만 그만큼 충분한 침상이 준비되어 있고 앞서 잔 연하천보다 넓은 공간을 쓸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핸드폰 충전이라던지 전기 콘센트 같은 시설들도 되어 있어 세세한 지원이 가능하게 되어 있습니다. 

 

어쨌든 이곳에서 새벽 3시 반에 기상해서 천왕봉으로 향했습니다. 

시간을 맞춰놓지 않더라도 다들 일출에 맞춰서 움직이므로 일어나는것이 어렵지는 않습니다. 

이때를 위해서 꼭 랜턴을 준비해 가야 합니다.  

 

 

한 1시간 20분가량 걸리는데요. 도착해서 정상에 오르면 갑자기 온도가 팍 내려갑니다.

바람도 많이 부니 여름에 가더라도 꼭 자켓을 가지고 가세요~

 

 

일출을 기다리면서 주위를 둘러보니 우리가 출발했던 노고단이 보입니다. 2박3일동안 왔다는게 신기하게 느껴지는 순간입니다.

 

그 외에 조금이라도 지리산 정상의 느낌을 전하고 싶어 동영상을 찍어 왔습니다.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서~ ①

 

 

 

지리산 정상 천왕봉에서~ ②

 

 

어딜 찍어도 달력그림인 지리산~

산속에 신령이 살았다고 생각했던 옛 사람들이 이해가 됩니다.

 

 

5시 13분에 뜨기로 했던 태양은 구름때문에 뜨지 않았지만 일출의 감동은 똑같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천왕봉~장터목, 아침식사(05:30~08:30)

 

 

 

하산 시~작!!

이제 장터목으로 돌아가서 식사를 할 차례입니다.

 

 

올라갈 때는 다른 사람들과 어둠 때문에 찍지 못했던 사진들은 내려오면서 찍으면 좋습니다.

이곳은 통천문으로 하늘로 통하는 문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좁은 계단을 올라가면 마치 옥상처럼 천왕봉 아랫길이 나오는 곳입니다.

 

 

바람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전망대에서 설정샷도 찍어보고~

 

 

장터목에서 천왕봉까지는 1.7km로 계속 오르막이지만 내려갈때는 계속되는 내리막입니다.

내리막이 더 쉬울거 같지만... 더욱 힘듭니다.

 

 

장터목대피소의 아침.. 흡연시설이 보이지요?

장터목은 다른곳에 비해 벌레(특히 파리)가 매우 많아서 아침먹을 때 꽤 고생을 했습니다.

가급적이면 취사장에서 드시길 추천합니다.

 

 

마지막 식사이니만큼 라면과 밥 남은 것을 탈탈 털어서 최대한 먹습니다.

이러는 편이 짐도 줄일수 있어서 좋답니다. 다 먹고 짐을 챙기고 세수를 하고 물을 가든 채우면 ! 하산 준비 끝!!

 

쓰레기는 따로 봉투에 모아오고 있었는데 갑자기 늘어나서 보니 밤사이에 어떤 사람들이 자기 쓰레기를 저희 봉투에 집어 넣었네요

이런 분들은 제발 좀 오지 말아 주세요..(움직이는 것 자체가 민폐인 인간들)

 

장터목~백무동(08:30~12:30)

드디어 하산입니다.

3일 중 가장 힘든 고난의 시기입니다.

내려오는게 더 힘들다는 말들은 하지만 정말 뼈져리게 느낀 코스입니다. 4시간동안 45도에 가까운 돌산을 계속해서 내려와야 합니다.

하기는 해발 1,900m산을 단번에 내려와야 하니 오죽하겠습니까.

 

 

이 사진 이후 우리는 웃음을 잃었다.

 

 

이정도의 코스가 4시간동안 이어짐

더 대박인 것은 이 코스를 오르는 사람도 꽤 된다는 점

 

2.4km를 남긴 지점에는 참샘이라는 약수터가 나옵니다. 여기서 다시 물을 보충할 수 있습니다.

내려온 후에 느낀 점인데 쉬지 않고 최대한 빨리 내려오는 것이 덜 지치는 방법입니다.

 

 

이 때만 해도 내려오는 게 끝난줄 알았지요

정말 끝없는 내리막길...

 

 

한창을 내려오다 보니 슬슬 계곡이 보입니다. 물이 많은 곳은 없지만 그래도 발을 담굴만한 곳은 2~3곳 눈에 띕니다.

발을 담가 보았는데 너무 차서 단 5초도 담구고 있을 수가 없을 정도입니다.

 

 

정말 지쳐서 딱 쉬고 싶을 때 쯤!!

드디어 백무동이 나왔습니다. 오 신이시여~~!!

 

백무동에 내려오자 드디어 문명세계입니다.

화장실은 깨끗하고, 비누도 쓸 수 있으며, 씻을 수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곳에서 파전, 도토리묵 등을 막걸리와 함께 먹는데 저는 조금 나가서 터미널 근처에서 먹는 것이 좋은 것 같습니다.

 

점심식사~집으로(12:30~끝)

 

 

3일을 산 속에 있었더니 오히려 태양빛을 못 받았는데 내려오자 마자 더위와 햇볕에 노출 됩니다.

저 탐방센터 뒤편에 터미널이 있습니다. 이곳과 동서울이 직통이 있어서 이곳부터 오르는 사람들도 많은 것 같습니다.

저희가 탈 버스는 1시30분 차로 아직 1시간 가량 시간이 남아 있습니다.

 

버스비는 21,200원인데(서울까지) 카드가 안되고 표를 미리 사거나 할 수도 없습니다.

(발권아저씨가 시간 되야 나옴)

 

저희는 기적처럼 100원을 남겨두고 겨우 표를 살 수 있었습니다.(아이스크림이라도 먹었다면...TT)

주변에 ATM도 없으니 반드시!! 돈을 준비해가야 합니다.

 

시간이 남아 간단하게 식사라도 할까 하고 있는데 등산중에 만난 아저씨 한분이 좋은 정보를 주셨습니다.

식사를 하면 샤워를 할 수 있다는 엄청난 정보!!

 

저 뒤에서 가방을 싸시는 분이 바로 그 친절한 아저씨!!

정말 산을 좋아하시는 분 같았어요..

 

3일만에 처음 씻는 것이니 밥값이 문제가 아닙니다. 바로 이동~

 

식사를 한 곳은 옛고을 식당이라는 곳인데 터미널 주변에 있으니 금방 찾을 수 있습니다.  

 

 

막걸리에 파전, 비빔밥을 시켰는데 꽤 맛있습니다. 가격도 관광지 스러운 적당한 가격으로 이렇게 해서 23,000원입니다.

비록 찬물이지만 샤워까지 가능한 걸 생각하면 정말 싼 비용입니다.

반찬들도 맛있고요..

 

 식사를 마치고,

 서울행 버스에 몸을 싣고,

 3일간의 지리산 종주가 이렇게 끝이 났습니다.

 

꽤 힘든 여행이었지만 정말 남는 것이 많은 여행입니다. 적어도 앞으로 이런 여행을 할 수 있을 까 하는 생각과

이런 여행을 해본 부부가 얼마나 될까 하는 뿌듯함이 저를 기쁘게 합니다.

 

다른 여인네들과 달리 강철같은 체력과 불꽃같은 정신력으로 저의 산행을 이끌었던 와이프에게 이 영광을 바칩니다.

 

지리산 종주기 끝.

 

덧붙임: 오는 길에 탔던 함양지리산 고속버스는 너무 구식이라 의자도 너무 불편하고 결정적으로 에어콘에 문제가 있어 4시간동안

           힘들게 와야 했습니다. 다른 길이 있다면 다른길을 이용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