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다이어리 - 빌 브라이슨
African Diary
올해 빌 브라이슨의 매력에 빠진 이후 꾸준히 한두권씩 사서 보고 있지만 이 책을 살때에는 두가지 이유로 살짝 고민이 됐습니다.
첫번째는 책의 가격에 있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무지 비싼 것 같지만 실은 만원으로 적절한 수준입니다. 그러나 이 책은 삽화를 포함해 약 100쪽에 불과하며 그마저도 글자크기가 크다는 점을 생각하면 A4 기준했을때 20장 정도 수준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만원이라는 돈을 주고 사기에는 조금 아까운 생각이 들었던 것입니다.(실제 이책은 발간된지 시일이 흘렀기에 6000원 정도에 구매했습니다만 역시나 아깝다는 생각은 들더군요.. 책은 내용이 중요한 것인데 아직까지도 물질에 집착하는 이 아둔함이란...)
둘째는 아프리카라는 배경에 있었습니다. 물론 빌 브라이슨이라는 이름에 아프리카라는 미지의 대륙이 연결되니 무지하게 읽고 싶어 졌습니다. 그러나 눈물대신 유머로 그려낸 8일간의 케냐 체험기라는 말이 마음에 걸리더군요.. 왜냐하면 빌브라이슨을 읽고 싶어하는 이들은 그의 유쾌한 여행기를 바랄 것이기 때분입니다.(나만 그럴지도 모르겠네요). 케냐의 빈곤과 가난, 기아의 안타까움은 인정하지만 적어도 그의 책에서 읽고 싶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이 책을 샀습니다. 마치 만화책 10권 시리즈중 한권이 없다면 읽었더라도 사고 싶은 것처럼 말이죠..
그리고 앞서 고민했던 문제들이 전~혀 쓸데없는 걱정이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특유의 유머와 촌철살인은 살아있었으며(좀 적어지기는 했음) 양이 적다 하더라도 사진을 볼 수 있는 장점도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싸보이는 가격 또한 모두 아프리카에 기부된다는 사실에 그리 비싸지 않게 느껴졌습니다.
정확히 어떤식으로 기부되는 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이 CARE라는 구호단체의 기획으로 만들어져 출간된것을 보면 이 책에서 얻는 수익은 CARE로 들어갈 것이고 그것이 아프리카 사람들을 돕는데 쓰여질 것 같습니다.
이 작은 책을 드는 순간 당신은 그저 책 한권을 산게 아니라는 것이다. 그저 가치있는 일을 위해 작은 기부금을 내고 책을 집어든 것이 아니다. 당신은 숭고한 일을 한 것이다. (본문 118P)
7일이라는 짧은 여행동안 빌 브라이슨은 승객을 죽이는 전통이 있는 케냐기차와 늘 추락하는 케냐 비행기를 타고 이동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그중에도 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아프리카에 희망을 주기위한 CARE 멤버들(참고로 CARE는 아프리카 구호를 하고 있는 캐나다와 미국의 연합NGO입니다.)과
빈민촌에 살면서 교육을 통해 희망을 품고사는 키베라(난민촌)의 주민들, 게디유적의 익살맞은 큐레이터, 다다압 난민 수용소의 직원들, 그리고 아프리카 사람들의 자립을 돕기위한 은행 웨드코와 그 덕분에 희망을 않고 살아가는 사람들까지...
이 책에 나오는 말처럼 아프리카의 하늘도 우리네처럼 말고 푸르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책입니다.
<케냐 게디 유적지>
또한 식인 사자 이야기, 정부의 부정부패로 도로가 안깔리는 이야기, 열차가 탈선해서 악어떼가 우글거리는 곳으로 빠져 140명이 사망한 이야기, 140명을 먹어치운 식인 사자이야기와 아프리카의 난민 수용소는 바깥세상보다 좋다는 평이 날 정도로 좋은 환경을 만들 수 없다는 어쩔 수 없는 구호약정서까지.. 짧은 글속에 정말 많은 이야기를 담아 놓았습니다.
우울하고 눈물나는 아프리카의 이야기가 아닌 조금의 도움만 있다면 희망을 꿈으로 만들수 있을 것 같은 아프리카의 이야기였습니다.
제 글을 읽고 딱 한 사람이라도 더 이 책을 사서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칩니다.
오늘 당신이 부여잡고 있는것은 이 작은 축구공보다 얼마나 값어치 있는 것인가.
빌 브라이슨의 아프리카 다이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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