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묘한 신혼여행
히가시노 게이고 外
도서시장의 크기로 하면 손꼽히는 일본, 일본에서도 추리소설의 저변은 엄청납니다.
단순히 소설 뿐 아니라 김전일, 코난 등의 수많은 탐정만화들과 히가시노 게이고, 미야베 미유키 등은 국내에도 수많은 팬을 거느리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는 예전 김성종 작가 정도만 떠오를 뿐 이렇다 할 추리물이 떠오르지 않네요..
아마 추리소설을 가벼운 문학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일본의 경우는 권위있는 문학상인 나오키상에서도 추리소설이 포함될 정도로 그 장르가치를 인정 하고 있습니다.
이 기묘한 신혼여행은 동명의 히가시노 게이고 단편을 비롯해 11편의 단편작이 엮여 있는 책입니다.
비교적 최근 발간되기는 했지만 작가들의 구성이 23년생부터 60년생 까지 다양한 것에 의미가 있다 하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재미는 있는 편이지만 쓰여진지 오래된 작품의 경우는 다소 지루한 감도 없진 않지만 오히려 모파상의 단편 같이 고전적이고 우아한 느낌이 나기도 합니다.
실린 작품들을 간단히 살펴보면
1. 마지막 꽃다발
- 노다미 아사(60년생)
- 결혼식날 아리따운 신부가 테러를 당하는데, 알고보니 그 신부가 남자?
2. 붉은강
- 고스기 겐지(47년생)
- 자신이 변호한 남성이 출소하자 일자리까지 주고 끝까지 인간을 만드려는 너무나 인간적인 변호사.
그 덕분에 일찍 출소한 무가이는 그 집에 얹혀 살지만 악한 본능을 제어하기가 점점 어려워 지다 그만 살인을 저지르고 맙니다.
그런데 이것이 모두 변호사의 음모라니....
3. 겹쳐서 두개
- 노리즈키 린타로(64년생)
- 제목이 그대로 소재이자 트릭인 요상한 소설.
한 호텔에서 젊은 연예인 두명이 살해 당하는데 시신의 상반신과 하반신이 각각 다른 사람.
과연 범인은 누구이며 나머지 시신은 어디 있을까요? 64년생이면 상당히 젊은 편인데 그에 비하면 너무나 고전적인 소설입니다.
다소 내공이 부족한 작품 같습니다.
4. 결혼식 손님
- 고이케 마리코(52년생)
- 한 때 저지른 실수로 죄의식에 빠진 남자가 스스로 망상에 빠져 파멸에 이르는 이야기.
이 소설은 모파상의 진주목걸이와 느낌이 상당히 비슷했습니다.
5. 기묘한 신혼여행
- 히가시노 게이고(58년생)
- 명실상부한 일본 추리소설계의 일인자, 히가시노 게이고의 단편입니다.
신혼여행지에서 아내를 죽이려는 신랑. 그 이유는 전처와의 딸을 새 신부가 죽였다고 생각하기 때문인데...
상당한 반전이 있는 결말입니다.
6. 한 마디에 대한 벌
- 나쓰키 시즈코(70년 데뷔)
- 친한 친구끼리 무심코 뱉은 한마디가 살인과 의심, 협박과 채무까지 번지게 되는 이야기로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었던 작품입니다.
7. 기이한 인연
- 다카하시 가쓰히코(47년생)
- 교통사고 가해자와 피해자로 만나 친하게 된 순박한 마을 이장과 변호사. 그렇지만 마을 이장은 의도적인 접근이었는데요..
마을을 살리기 위한, 혹은 개인의 야망을 위한 이장의 수완이 미스테리하게 그려집니다.
8. 좋은 사람이지만
- 사노 요(28년생)
- 포스팅을 하면서 28년생임을 알고 너무나 깜짝 놀랐습니다. 이 작품은 너무나 28년생 스러운 작품입니다.
내용이나 전개는 전형적이지만 구성 자체가 상당히 귀여운 면이 있는 소박한 소재를 다루고 있어 독특한 재미를 줍니다.
소개팅을 한 여인으로부터 이상한 약속들을 계속 하게 되는데 사실 알고보니 이 여자는 소개팅을 주선한 팀장의 미끼랍니다.
팀장은 왜 미끼를 던졌을까요?
9. 예절의 문제
- 야마다 마사키(50년생)
- 이 소설집에서 가장 독특했던 소설. 반전도 있고 독특한 구성(소설형식이 아닌 신문사 기고 형태로 이야기가 전개 됩니다.)때문에
더욱 눈길을 끌었던 작품입니다. 윗집에서 들린 괴성으로 올라가서 살펴보니 아무도 없었다는 어느 주부의 기고를 보고
이것을 하나의 살인 사건으로 판단하는 수많은 독자들의 추리가 이어집니다.
10. 아메리카 아이스
- 바바 노부히로(41년생)
- 본 모음집중에서 가장 하드(Hard)한 소설입니다.
어느 영악한 일본인이 자신을 약올리는 동년배들을 하나하나 연쇄 살인하는 이야기입니다. 마지막은 역시 충격적인 장면이..
11. 식인 상어
- 도모도 로(36년생)
- 식인상어에 의한 사고사로 가장한 살인사건 이야기. 평이한 전개지만 과거의 작품임을 생각하면 그냥 저냥 읽을 정도입니다.
전체적으로 다양한 성격의 작품들을 모아 놓았다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소설의 원동력은 단편이라 하는데 일본 추리소설의 탄탄한 토양을 볼 수 있는 책입니다.
그렇지만 책의 기획의도는 히가시노게이고의 이름 팔아먹기로도 조금은 보이네요...
기묘한 신혼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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