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하루키의 여행법] 무라카미 하루키의 여행하는 방법.. 여행하면서 쓰고, 쓰면서 여행한다.

슬슬살살 2011. 9. 22. 22:53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일본작가. 무라카미 하루키..

 

나오는 소설마다 한국에서는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오르지요..

그렇지만 이 책은 소설이 아닌 여행기입니다. 그것도 90년대 초중반에 걸쳐 잡지 등에 기고했던 여행기들을 모아놓은 책이지요..

 

그렇지만 여행지를 소개하거나 하는데 그치지 않습니다. 여행을 하는 방법 그 자체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 알랭드 보통의 '여행의 기술'을 떠올리게 합니다. (여행의 기술 보러가기)

 

하루키의 여행방법은 조금 독특합니다. 여행을 하면서 특별한 것을 보고 먹고 느끼는 것이 아니라 순간순간의 감정을 기억하는데 온 신경을 집중합니다. 그때의 그 느낌.. 그대로를 기억하고 글로 남기고 전달하는데 모든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지요.. 그래서인지 다른 여행기와 달리 이 책을 보고나서는 저자가 여행했던 그곳에 가고 싶다는 생각보다는 저자와 사색하며 여행한 것 같은 느낌이 어렴풋 듭니다. 오히려 내가 여행했던 다른 장소에서 느꼈던 감정들이 더 강하게 살아나게 하지요.. 그래서 이 책은 특별합니다.

 

여행지는 미국의 이스트햄프턴, 일본의 작은 무인도, 멕시코 등등 일본을 포함해 7군데 뿐이지만

관광 안내보다는 사색의 느낌을 전달하기 때문에 독특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책입니다.  

그렇지만 책에 소개된 곳 중 나카무라 우동은 꼭 맛보고 싶네요...

 

내가 그 식당에 들어갔을때는 나카무라씨도 그의 아들도 없었다.

끓는 물이 들어 있는 커다란 가마솥 앞에서 한 아저씨가 우동을 열심히 삶고 있을 뿐이었다.

나는 그 아저씨가 아마 나카무라 부자 중 한 사람일 거라고 생각하고 말을 건냈지만

"아닙니다. 저도 손님입니다."하는 대답을 들었다.

이 식당에서는 늘어놓은 우동사리를 손님이 마음대로 삶아 다시국물이나 간장 등을 넣어서 먹고, 돈을두고 나가는 것이다.

 

우동 그릇을 들고 밖으로 나가서 돌 위에 걸터앉아서 후루룩 후루룩 우동을 먹었다.

아침 아홉시가 조금 넘은 시간이었다. 날씨도 좋고 우동도 기가 막히게 맛있었다.

아침부터 돌 위에 걸터앉아서 우동을 정신없이 먹고 있으니,

점점 "세상이야 어떻게 되가건 말건 내 알 바 아니다"라는 기분이 드는 것이 아주 이상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우동이라는 음식에는 뭐랄까..

인간의 지적 욕망을 마모시키는 요소가 들어 있는 것 같다.

 

우동집 건물의 뒤쪽엔 파밭이 있었다.

한 손님이 "아저씨, 파가 없는데요"하고 주문을 했더니

나카무라씨가 "뒤에 밭에 가면 얼마든지 있으니 드시고 싶은 만큼 캐다 드세요" 했다고 한다.

아무튼 와일드한 우동집이다...............아무튼 나카무라 우동집은 굉장했다.

 

본문 중에서..

 

 

 


하루키의 여행법

저자
무라카미 하루키 지음
출판사
문학사상사 | 2008-12-22 출간
카테고리
시/에세이
책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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