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은 죽음보다..' 이 제목 뒤에는 문장이 하나 생략되어 있습니다. 사랑은 죽음보다 아플수도 있고, 위대할수도 있고, 거지같을 수도 있지요. 문장이 생략되어 있음에도 이 제목에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이 죽음보다 대단하다는 식의 이미지를 떠 올릴 것입니다.
이 책은 종교소설입니다. 책 내지 첫장에는 94년 11월에 교회인가를 받았음이 적혀있고 내용역시 수녀님과 신부님들이 등장합니다.
내용상 종교적인 색채가 있기는 하지만 그것이 전도나 포교를 위한 것이 아닌 단순히 주인공이 믿는 종교가 가톨릭일 뿐입니다.
신부님과 수녀님들이 주로 등장하면서도 거들먹거리고 본분을 지키지 못하는 신부를 등장시키기도 합니다.
다소 보태지거나 살이 붙은 부분도 있지만 큰 흐름 속에서 이 이야기는 저자인 김홍신의 자전적인 소설입니다.
김홍신
사진출처 월간에세이: (http://www.essayon.co.kr/)
고등학교시절 주인공은 세 번의 가슴아픈 풋사랑을 겪습니다. 학교에서 가장 예쁘지만 날라리 같은 여학생에게 배신감을 느껴보기도 하고 동네 성당에서 만난 고아 출신의 여학생을 좋아해 보기도 하지만 그만 하늘나라로 먼저 보내는 아픔을 겪기도 합니다. 연상과의 사랑을 키워보기도 하지만 현실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험도 해 봅니다. 그러다가 대학에 어렵게 입학해 야학을 하다가 학생운동을 하던 선배와 선배의 여자친구의 가슴아픈 사랑을 끝으로 이야기를 맺습니다. 독재자에 저항해 고문을 당하면서까지 사랑을 놓지 않았던 그들의 사랑이야 말로 죽음보다 위대했던 것입니다.
저자의 자전적인 소설인 만큼 이야기가 각각 연결되지 않는 부분도 많습니다. 마지막에 첫사랑을 만나거나 하는 하이라이트도 없습니다. 현실에서처럼 말이죠.. 그러나 한가지 한가지의 에피소드마다 첫사랑을 하는 소년의 마음, 시대를 마주한 지식인의 고뇌 등이 강하게 느껴지고 당시의 이미지를 떠올리게 하는 어휘들은 꼭 '소나기'처럼 과거에 대한 향수와 소년의 순수함을 느끼게 해 줍니다.
저자의 청년기 이야기를 통해 유머와 향수, 추억을 보여주는 수작입니다.
# 주석
관촉사 은진미륵: 고아출신의 수녀 준비생이지만 아파서 하늘나라로 가버린 가원이란 학생과 했던 데이트 장소가 바로 논산의 유명한 사찰인 과촉사입니다. 그곳에는 고려말기 불상이 있는데 높이가 18M로 현존하는 국내 최대의 불상입니다. 이곳에서 주인공들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풋풋한 데이트를 합니다.
은진미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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