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옹 1
"꿈은 꿈 속에서만 행복할 수 있는것"
아침 드라마에 참 잘 어울리는 소재
첫사랑과의 아이를 속인채 의사인 김현수와 결혼한 오정매는 10년만에 첫사랑인 최현수가 암으로 죽기직전 출소하였음을 알고 찾아가지만 문전박대를 당합니다. 이후 최현수는 죽고 오정매의 집에서 하인살이를 살았던 최현수의 어머니마저 식음을 전폐하자 오정매는 그녀에게 삶의 희망을 주기 위해 자신의 큰아들이 최현수의 아이임을 밝힙니다. 그러나 나이많은 최현수의 어미는 자신의 손주에게 집착해 비밀을 지키기로 했던 오정매와의 약속을 어기고 아이를 되찾기 위해 소송을 준비합니다.
오정매의 남편인 김현수는 고아원 출신으로 의사가 된 자수성가형 인물입니다. 고아원에서 만난 경옥과 아이가 있지만 경옥은 아이를 낳으면서 눈이 멀어 버리지요. 경옥의 존재를 숨긴채 1주일에 한번씩 찾아보는 것 만으로 자신의 의무를 다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옥이 개안 수술을 하게 되면서 김현수와의 관계에도 변화가 생기게 됩니다. 둘 다 현실적인 사랑에 타협하여 자신의 운명을 거부하고 살아가지만 결국 모든 진실이 밝혀집니다.
읽으면서 아침 드라마에 참 잘 어울리는 소재다.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98년도에 SBS에서 드라마로 방영된 기록이 있는데 이미지컷 하나를 구할 수 없네요, 전체적인 내용을 살펴보면 그냥 일반적인 불륜을 다룬 통속소설 같게 느껴집니다.
"가면의 삶"
우리도 가면을 쓰고 있을까?
첫사랑과의 아이를 숨기고 의사에게 시집간 오정매, 고아원에서 함께 성장해 자신의 아이까지 가진 경옥과의 이중생활을 하는 남편 김현수. 감추어진 두 삶을 사는 부부를 중심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이중적인 삶을 하고 있음에도 두 부부는 서로의 삶을 존중하고 서로 사랑합니다. 사랑에 대한 가치관과 정의가 다를 뿐 현재의 삶에 대한 갈망이 더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다만 과거의 사랑을 지워내지도, 인정하지도 못하는 것이 이 부부의 가장 큰 문제이지요.
작가의 말에 따르면 이 책은 원래 <가면의 춤>이라는 이름을 붙이려 했었답니다. 서로 가면을 쓴채 두개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 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고 합니다. 주어진 운명을 받아들이고 양심을 속이지 않으려는 모습과 현실적인 행복이라는 덫에 걸린 채 자신을 속이는 모습, 두개의 모습을 보여 줍니다.
거짓말을 해 본 사람들은 알 겁니다. 거짓말을 하다보면 어느게 진실인지 자기자신도 속게 되지요. 이 책의 주인공들 역시 어느 것이 본인이 진짜로 원하는 삶인지 알 수 없게 되어버린채 고통스러워 합니다.
통속의 탈을 쓰고 있지만 왠지 모를 씁쓸함
책이 나온게 98년이니 지금 관점에서 보기에는 공감되는 면이 적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불륜과 첫사랑이라는 소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미즈넷'과 '사랑과 결혼'을 뜨겁게 만드는 소재지요. 오히려 씁슬했던 것은 핏줄에 대해 강한 집착을 보이는 최현수의 모친의 모습이었습니다. 앞 뒤 가리지 않고 핏줄에 집착하여 주변을 신경 쓰지 않는 모습은 그러려니 하면서도 강한 거부감을 느끼게 했습니다. 소설 전체적으로도 무언가 무기력하게 상황에 끌려다니는 주인공들의 모습은 갑갑함이 느껴지지만, 실제의 삶이라는 것도 소설처럼 스스로 할 수 있는 것들 보다는 상황에 끌려다니는 경우가 더 많지요.
우리들 역시 크고 작은 가면들을 쓰고 살아가는 지도 모릅니다. 우리가 하고 싶은 것들, 진실한 모습을 감춘채 현실과 타협하는 경우가 있는지 깊이 고민해 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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