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로에는 참 맛집이 많습니다. 그것도 프랜차이즈 보다 오리지널 맛집이 구석구석 펼쳐져 있어 그것만 찾아다니는 것도 솔찮은 재미가 있지요.
무슨 프로그램이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1달 쯤 전에사유리가 등장하는 맛집 프로그램에서 이 <돌쇠아저씨네 화덕피자>를 보고는 꼭 한번 가보자고 마음 먹었었는데요, 아무 생각 없이 토요일 오후에 갔다 허탕을 치고 돌아왔었더랬지요.
예전에도 줄서서 먹었던 듯 한 이 맛집을 평범하게 가서 편하게 먹고 오기란 하늘에 별따기죠. 주말에 이용하기 위해서는 일찍 일찍 움직여야 한답니다.
물론, 느긋하게 2시간 이상 기다릴 분들은 제외하고 말이죠.
먼저 이 가게는 일요일날 쉽니다. 당연히 주말은 토요일밖에 이용을 못하는 데 12시에 오픈을 합니다. 미리 간다고 들어가서 기다릴 수도 없어요. 비가오나 눈이 오나 밖에서 불러줄때 까지 기다려야만 하죠. 저희도 오전 11시50분에 도착 했는데 잔뜩 줄 서 있더라구요. 자리가 나더라도 들어갈 수 없어요. 반드시 종업원님께서 불러주어야만 눈물겨운 입장이 가능하답니다. 조낸 시크해요..
메뉴판 같은 것도 없습니다. 옆에 사진이 다입니다. 현금으로 계산하면 8% 할인 해 주는데 손으로 적은 저 차림표 중에서 괄호 부분이 할인 금액입니다.
제일 많이 먹는 메뉴가 중간 쯤에 있는 사랑해 세트였는데 김치볶음밥도 꽤 많이들 먹는것 같았습니다. 어찌됐건 꽤 풍족해 보이는 메뉴를 2만원에 먹을 수 있다는 건 기다릴 만한 가치가 있어 보입니다.
시크 해 보이는 주인 아저씨와 종업원들의 기에 눌려 저를 찍는 척 하면서 찍었습니다. 왠지 대놓고 찍으면 혼날 것 같은 느낌.
저 뒤편에 보이는 게 화덕인데요 주인 아저씨는 피자에 집중하고 떡볶이나 다른 음식들은 다른 주방에서 만들더라고요.
저희는 사랑해 세트를 시켰는데요, 고르곤졸라 피자와 치즈떡볶이의 조합입니다. 서비스로 원하는 경우 냄비 라면을 주는데 남기면 벌금을 내야 합니다.
당연히 ~ 시켜 줬지요.
제일 먼저 나오는 것이 이 라면입니다. 휴대용 버너와 콩나물과 고춧가루가 들어간 적정량의 물이 나오고 알아서 끓여 먹는 시스템인데, 라면이 맛이 없을 리가 없지요. 사실 이런 것이 진정한 서비스, 배려 라고 생각 되는게, 사람이 너무 많다보니 음식을 기다리는 시간이 많을 수 밖에 없는데, 직접 끓여 먹는 라면으로 불만이 확 줄어 든답니다. 큰돈 드는 것도 아니고 말이죠. 꽤 괜찮은 아이디어 같았습니다.
드디어 나온 첫번째 메인 디쉬. 치즈 떡볶이. 보기만 해도 침이 넘어가지 않나요?
그렇습니다. 저 풍성한 치즈의 양은 먹는 사람의 기를 압도하지요.. 떡 역시 쌀 떡볶이.. 아주 맛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음식 나오는 속도(특히 피자)가 너무 느리다 보니 라면과 떡볶이가 초토화 된 이후에도 한참을 기다려야 했습니다.
한참을 기다리고, 다른 테이블에 나가는 음식들을 지켜 보면서, 우리차례를 건너 띄는 것이 아닌가 조마조마 기다린 끝에 드디어.. 진짜 메인 요리, 고르곤졸라 피자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두둥)
고르곤졸라 피자의 위용입니다. 크기도 엄청나지만 그 치즈의 양은 더 엄청납니다. 나이프 하나 포크 하나만 던저주고는 앞접시는 없다며 알아서 드시라는 시크한 종업원의 태도에도 도저히 분노할 수 없게 만드는 이 풍성한 치즈의 양..
빵은 거의 없고(정말임. 치즈 덩어리를 먹는 기분), 고소한 마늘향이 가득한 치즈 덩어리를 송두리째 먹는 느낌입니다.
치즈 늘어나는 사진 좀 보세요~~ 50cm는 늘어나는 저 치즈의 양~, 질감..이정도라면, 충분히!! 정말 충분히!! 기다린 값을 하게 됩니다.
조금 욕심을 부려서 조금 많이 입에 넣고 씹으면 껌한통 들어간 것 같더라구요 ^^ 피클이나 절임고추가 있으면 더 좋았을텐데.. 단무지밖에 안줍니다.
마지막은 뷔페에서 봄직한 아이스크림 후식.. 너무도 당연히 셀프고, 공짜이며, 남기면 벌금이랍니다. 남은 피자를 박스에 싸는 것도 셀프이자, 박스비 400원이 들어가지요..
사실 블로그들을 검색할 때 맛있지만 불친절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었는데, 솔직히 불친절한 수준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정도 규모에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다면 요구사항 들을 어느정도 거부를 해야 보다 많은 사람들이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음식점의 기본인 맛을 지키면서 보여주는 시크함은 충분히 그럴 만 해 보였고 다음번에도 똑같이 기다려서 다른 것들을 먹어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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