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학이라는 것은 일종의 전통의학인데, 대부분의 국가에서는 현대의학에 밀려 문화적인 가치만을 남겨 놓고 사라져 버렸다.
한국, 일본, 중국을 비롯한 동양권에서 그나마 살아 남아 있기는 하고, 한국에서는 특히 사라지지 않고 나름대로 의료의 한 축으로서 기능하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우리네 전통의학이 다른 국가의 전통의학보다 상당한 우위에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현재의 한의계는 상당히 코너에 몰려있는 것 처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그 원인이 보약을 대신하는 건강기능식품들의 위협 때문인건지, 양방계의 공격에 의한 것인지 원인은 불분명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진실로 보이는 것은 한의학이라는 분야가 이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그 이면에는 적어도 과학적인 설명에 있어 게을리한 한의사들에 가장 큰 책임이 있다. 암이나 백혈병을 예를 들면 수많은 매체들을 통해 현란한 그래픽과 함께 신약이나 치료법에 대한 수많은 정보들을 의사가 아닌 일반인들도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을 해 주는데, 그것이 기억에 남든 안남든 그것만으로도 충분히 신뢰를 가진다는 점이다. 그 반면에 한의계는 고작 맛집 프로그램에 나와서 동의보감에 나온 효능을 이야기 하는 수준에 불과하다. 어느쪽이 사랑을 받을지는 불을보듯 뻔하다.
실제로 세균은 이 그림처럼 생기지 않았다. 그럼에도 수많은 아이들.. 심지어는 30대인 나까지도 치통의 세균을 떠올리면 저런 이미지가 생각난다. 적어도 한의계 역시 이런식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한문으로 도배되어 있는 인체 모형이 전부가 아니라, 이해하기 쉽게 만드는 노력들과 함께 과학적이라는 이미지를 각인하기 위한 일들을 해야 할 것이다.
책을 읽고 글을 쓰려다 보니 이야기가 좀 삼천포로 빠졌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인물실록이다. 근 현대, 즉 조선 말기부터 7,80년대까지의 한의사들의 정보를 담고 있는 책이고, 집필한 이는 경희대학교의 김남일 학장이다. 내가 아직까지도 잘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의사학1이라는 분야가 있을 정도로 한의학은 역사에 대한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데, 의학이라는 분야에서 역사가 왜 중요한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고전과 옛것에 매달리는 모습들이 비과학적으로 비추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서양의학에 비해 문화적인 요소가 많은 전통의학의 경우 역사와 의미가 중요하기는 하겠지만 의학과는 별개로 연구되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도대체 왜 한의계에서는 이러한 일들을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걸까?
이 책은 특정 전문집단의 역대 인물들의 기록을 모아놓은 책으로 백과사전식의 서술을 따르고 있어 일반인이 읽기에는 쉽지 않고, 그 효용 역시 떨어진다.
다만 한의계에 종사하고 있는 이들이나, 직간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는 사람들이 수박 겉핥기 식으로나마 한의계에 대해 알고자 할 때 가장 빠르게 이해할 수 있는 책이기도 하다. 중간 중간에 있는 에피소드들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일반인의 시각에서 읽기에는 솔직히 재미가 있는 것은 아니다. 물론 한의계 내에서는 의미가 있는 연구이자 서적이겠지만 한의계는 좀 더 재미있는 책들2을 낼 필요가 있어 보인다.
근현대 한의학 인물실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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