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프레드 히치콕..
어렸을 때 주말의 명화에서 사이코를 보고 엄청난 충격에 흽싸인적이 있다. 훨씬 훗날에 그 감독이 히치콕 감독이고 엄청난 인물임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최근 어찌 어찌해서 히치콕 감독의 초창기 작품인 <버티고>를 보게 되었다. 사실 국내에서는 <현기증>이라는 제목으로 소개 되기는 했는데 개인적으로 <버티고>의 어감이 더 맘에 든다. 아무튼 스릴러적인 요소와 꽤 충격적인 결말을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꼭 에드거 앨런 포의 소설같은 분위기와 느낌이 흐른다.
줄거리와 결말(스포 있음)
주인공인 존(제인스 스튜어트 분)은 전직 형사다. 범인을 쫒던 중 높은 난간에 매달렸다가 동료형사가 떨어져 죽는 것을 목격하고는 고소 공포증을 가지게 되어 은퇴했다. 은퇴 후에 친구인 개리의 부탁으로 그의 아내 매들렌(킴 노박 분)을 미행한다. 아내를 못믿어서가 아니라 아내의 조상 중 26에 자살한 여인이 있는데 그 망령이 씌여서인지 종종 아내가 정신을 잃거나 다른 사람이 된다는 것. 혹시나 모를 일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아내를 부탁한 것이다. 매들랜이 샌프란시스코 만에 뛰어들어 자살하려는 것을 구해준 이후 둘은 연인 사이로 발전하지만 매들렌은 다시 망령이 씌워 높은 망루로 올라가 자살하고 고소공포증으로 인해 그녀를 구하지 못한 존은 상심에 빠진다. 매들렌이 죽고 1년여 후에 죽은 매들렌과 똑같은 여인 주디(킴 노박 분)1를 발견한 존은 다시 사랑에 빠지지만 주디에게 매들렌의 옷이나 머리를 강요하는 등 이상한 집착을 가진다. 그러던 중 놀라운 사실이 밝혀지는데 매들렌과 주디는 같은 여인으로서 아내를 죽이기 위한 개리가 애초부터 아내의 죽음을 목격할 증인으로서 존을 찍은 것이다. 실제의 아내를 본 적이 없는 존에게 주디를 아내라 소개하고는 망령에 씌인 것처럼 밑밥을 던진 후에 성당에 올라가 떨어질 때 진짜 아내의 시체와 바꿔치기 한 것이다. 존은 떨어진 것은 보았지만 고소공포증으로 확인을 하는 것이 불가능 했기 때문에 완벽한 증인이 된 것이다.
확실한 단죄의 끔찍함-사필귀정
사실 이 상태에서만 끝났다 하더라도 꽤 괜찮은 로맨스, 킴 노박의 매력을 주제로 하는 사랑 이야기가 될 수 있었다. 그러나 이 영화는 히치콕의 작품이다. 그리 간단히 말랑말랑한 행복을 선사할리가 없다. 마지막 주디의 정체를 확인한 존이 끔찍한 기억으로부터, 매들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고소공포증 마저 극복하고 사건의 현장인 교회 종탑에 올라섰을 때 수녀의 급작스런 등장으로 주디는 종탑에서 떨어져 사망한다. 이때의 비명은 정말 끔찍하다. 이렇게 아름다울 수도 있었던 사랑이지만 죄인에 대한 철퇴는 늦추지 않는 것이 바로 히치콕 스러움이겠지만...
아무튼 마지막 주디의 죽음은 정신이 바짝 들게 해주면서 영화가 끝난 뒤까지도 두근거림을 가지고 갈 수 있게 해 준다. 너무 놀래서.. 라는 표현이 맞을 것 같다. 자끝나고 나서도 자꾸 생각나는 느낌이랄까..
외적인 부분들.
최근 HD기술로 다시 손을 봐서인지 화질 역시 탁월하고 색감도 뛰어나다. 현기증을 일으키는 장면을 애니매이션으로 표현한 부분 등은 우수우면서도 강렬하다. 여자 주인공인 킴 노박은 지금 보더라도 상당한 미인이다. 굉장히 섹시하다.. 사실 최근 사진을 같이 올리려 했지만, 그냥 이때의 느낌이 너무 좋아서..패스..궁금한 사람은 찾아보길 바란다. 참 세월이란 허망한 듯...장면의 연결이나 자동차 신은 조금 지루한 것이 사실이지만, 샌프란시스코라는 도시의 옛 모습을 볼 수 있는건 참 재미있다. 또 영화 내내 흐르는 클래시컬한 BGM 역시 고전의 아름다움을 잘 보여준다.
55년 전 영화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세련된 작품이다. 요즘 봐도 상당히 재미있고, 매력적이다.
현기증
Vertigo
7.8글쓴이 평점
- 킴 노박은 1인 2역을 연기한 척 했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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