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거리
아들을 낳아 궁궐 내에서 입지를 다지고 있는 후궁의 궁녀 월령(서영희 분)가 목을매 자살한것 처럼 위장한 살인을 당한다. 일의 확대를 원치 않는 다른 의녀들은 이를 단순 자살로 덮으려 하지만 원령의 몸에서 출산의 흔적을 발견한 천령만큼은 남일 같지 않게 느끼고 깊숙히 수사를 하기 시작한다. 천령 역시 원치 않는 임신을 한채 몰래 아이를 낳은 궁녀이기 때문이다. 원령의 시체를 처음 발견한 또다른 궁녀는 원령의 몸에서 값비싼 노리개를 훔쳤다가 갇히지만 점점 미쳐간다. 월령과 같은 방을 썼던 벙어리 궁녀 옥진(임정은 분)은 난데 없이 궁궐의 금실을 훔친 범인으로 몰린다.
결론(스포일러 만땅)
월령을 죽인건 희빈을 보좌하는 심상궁이다. 월령은 원래 희빈과 자매인데 왕이 잠든 틈을 타 둘이 바꿔가며 잠자리에 들어 왕자를 낳은 것이다. 이를 도운 것이 심상궁인데, 결국 왕자를 낳은 것은 희빈이 아닌 월령이었던 것. 그러나 자신이 낳은 아이에 애착을 가지던 월령이 불안해진 심상궁이 월령을 죽인 것이다. 그러자 원귀가 된 월령이 복수를 시작한다. 먼저 본인의 아이를 훔친 심상궁에게는 도둑질한 궁녀에게 내리는 벌 - 손목을 자른다 - 을 내린다. 그리고 희빈에게서는 .. 몸을 빼앗는다. 자매인 월령이 희빈의 모든것 과 자신의 아이를 빼앗은 것. (천령도 예전 아이를 낳은 적이 있지만 낳자마자 질식시켜 제손으로 죽인 일이 있다. 한쪽은 귀신이 되어서도 아이를 지키고, 한쪽은 아이를 죽여서 살아남는다. 아이러니하다.)
사극 공포라는 소재에서 나올 수 있는 소재는 이 영화 안에 다 들어가 있다.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는 궁녀의 세계. 왕에게 시집간 의미이기 때문에 백만분의 일의 확율로 왕의 눈에 뜨이지 않는 이상 평생 사랑한번 해보지 못하고 일만하다 늙어 죽어야 하는 궁녀라는 직업. 그리고 몰래 한 사랑과 그 결과. 그들만의 조금은 잔인하다 할 수 있는 룰(Rule)과 기강.
왕자를 낳지 못하는 중전과 비천한 출신의 왕자를 낳은 후궁. 이를 인정안하는 대왕대비. 유유부단한 왕. 등등.. 등등..
상업영화로서 성공한 영화는 아니지만, 그래도 꽤 재밌는 소재에 적절한 공포를 가지고 있는 이 영화는 이렇다 할 주인공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나마 살인사건의 뒤를 캐는 의녀 천령(박진희 분)이 주인공이라 할 수 있기는 하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사건의 중심에서는 비껴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 중심을 뚫는 주인공이 없다보니 다소 산만하게 전개 될 수도 있지만 쉴만하면 벌어지는 살인과 고문 등의 사건은 쉴틈을 주지 않는다.
소재도 재밌고, 아~ 그랬던 거였어? 하는 놀라움도 꽤 많이 선사해 주기도 한다. 다만 전혀 다른 이야기, 잘생긴 왕족의 혼빙간(?)에 대한 복수인 옥진과 천령의 이야기가 다소 쌩뚱맞은 감이 있다.1 그렇다 하더라도 꽤 잘 만들어진 공포임은 확실한 듯. 특히 궁녀들의 단체기합인 쥐부리놀이(?)와 손톱사이에 바늘을 꽃는 고문들은 우에...... 하는 소리가 절로 나오도록 섬뜩하다.
궁녀 (2007)
Shadows in the Palace
6.3
- 고영욱이 떠오르는건 왜일까?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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