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나영, 강동원 주연의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한 이 책은 사형수와 자살기도자간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우리나라는 97년 이후 지금까지 사형이 집행지 않고 있어 사실상 사형폐지국에 가깝지만, 법정 최고형에 사형을 포함시키고 있는 국가인 점에는 변함이 없다.
사람들은 과연 사형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사실상 대부분의 사람이 선한 국민인 이상 강력한 형법의 집행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기는 어렵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 현재 종교계를 중심으로 사형제의 완전 폐지를 논하고는 있지만.. 적어도 넷심(!)에서 만큼은 사형의 강력한 집행이 요구되고 있는것으로 보인다.
이 책에서 주인공인 주영은 수녀인 고모와 함께 사형수를 방문하는 일을 하게 된다. 어릴적 사촌에게 성적인 폭행을 당한 주영은 몇번이나 자살을 시도한 경험이 있으며 부유한 집에서 내놓은 망나니 딸이라 할 수 있다. 사형수인 윤수는 그야말로 끔찍한 어린 시절1을 보내고 동료의 죄까지 뒤집어쓴채 사형수가 된 케이스. 고모에 의한 강제적인 만남속에서 둘은 서로의 상처를 치료받고, 스스로를 뉘우치며, 서로를 사랑한다.
영화 <우리들의 행복한시간>의 한 장면
사형수와의 단순한 로맨스로도 보여지나, 실제로 이 책이 내포하고 있는 가장 근원적인 질문은 사형이라는 제도 그 자체다. 국가에 의한 또다른 살인이라 할 수 있는 사형제도로 범죄를 다스리는 것이 과연 온당한가라는 질문을 품게 만드는 것. 그것이 이 책이 가진 의미이다. 사실 사형이라는 제도 자체는 범죄 행위에 대한 가장 강력한 제재 수단이다. 그러나 위의 사례에서 보듯이 끔찍한 어린시절을 가진 개인의 결과론적인 흉악범죄의 책임이 누구에게 있는가라는 문제에 직면한다면 사회의 책임론이 대두된다. 이 책에서 은수가 사회로부터 받았던 수많은 폭력에 대한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가. 그 폭력이 없었을때도 이러한 흉악범죄자가 되었을 것인가. 그럼에도 개인은 그 책임을 국가에 묻지 못한다. 윤수의 동생 은수가 애국가를 부르며 죽어갔던 것처럼 전체를 보는 눈 자체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국가에게 책임을 묻고, 앞으로는 이런 개인이 나오지 않도록 사회시스템을 안정화하라는 요구를 할 수 있는가.
국가에 책임을 묻기 위한 첫번째. 사형제도의 폐지
국가에 책임을 물어야 할 제도를 만드는 첫걸음이 사형제도의 폐지다. 사형이라는 제도의 가장 큰 존재논리는 개인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라는 전제이기 때문이다. 개인이 아닌 사회의 적절한 약자관리 시스템이 가동하지 않았고 그렇기 때문에 약자들이 재기하지 못한채 흉악범죄자로 진행한다. 이는 별도의 통계수치를 대지 않더라도 충분히 수긍할 수 잇다. 대부분의 흉악범죄자들의 가정환경이란건 빤하지 않은가.(물론 일부의 예외는 있다.) 국가에게 책임이 갈 수록. 또 국가가 책임지려 할 수록, 사회의 안전망은 두터워지고, 사형수의 숫자는 줄어들 수 있을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사형제도에 반대한다. 또 사형제도에 찬성하기도 한다. 이성적인 사고에서는 사형제도의 불합리함이 떠오르지만, 여러가지 흉악범죄들을 보면 또다시 찬성에 손을 들게 된다. 이른바 직성이라도 풀리지 않을까인데, 이렇게 감정적인 문제가 겹칠수록 이성적인 판단이 옳다.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 특히나 동생 은수의 눈이 멀고, 죽는 이야기는 최루성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엄청나게 슬프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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