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즈가 선정했다는 반드시 읽어야 할 책 중에서 이 책을 접하고 아무 생각없이 주문했다. 평소 미술에 관심이 많았다라기보다는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 예술이라는 세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마 나처럼 미술에 문외한인 사람중에는 그게 왜 몇억씩 하는건지, 이놈의 앞뒤를 알아볼수 없는 그림을 예술이라 부르는 이유는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 있을게다. 그렇지만 인상주의니, 입체파니, 포스트모더니즘이 어쩌구 하는 단계에 이르면 다시 포기하게 되지만 말이다. 이 책은 그런점에서 매우 대중적인 미술 입문서라 할 수 있다. 일단 전문적인 용어가 거의 없다. 있다 하더라도 글의 흐름에 따라 충분히 이해할 만한 수준이며 그렇기 때문에 초보들의 입문서의 역할을 톡톡히 하는 셈이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꽤 비싼 책값을 톡톡히 한다.
이 책은 미술사다. 한마디로 미술의 역사라는 뜻인데 고대 미술의 탄생부터 현대 미술까지 600여쪽에 이르게 설명되어 있으며 설명에 나온 그림들은 대부분 올컬러로 실려있다. 또 단락단락이 상당히 짧게 되어있어 방대한 분량에도 질리지 않고 쉽게쉽게 읽을수 있다. 이 책은 미술의 예술성에 주목하지 않는다. 작가인 곰브리치는 미술의 목적성에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미술이 실용적인 목적으로 출발해서 단축법, 원근법등이 발견되고 점차 사실에 가까운 그림으로 진화하는 과정과 거기에서 다시 느끼는 바를 그리는 것. 형태와 색채에서 자유로워지는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너무나도 친절하게 도판과 함께 설명되어 있기 때문에 조금만 집중해서 읽는다면 충분히 미술에 대한 기본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다. 또 미켈란젤로나 고흐, 다빈치, 루벤스 같은 인물들이 왜 위대한지를 알아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한마디로 이 책 한권이면 무언가 새로운 문화에 진입할 수 있다는 얘기.
나중에 아이가 고흐의 해바라기에 대해 질문할 때 밝은 색채감의 아름다움과 그 유래를 설명할 수 있게 되는 것. 거기까지는 아니더라도 적어도 미술관에서 졸지 않고 이해하는 발판을 만들어 주는 책. 곰브리치의 <서양미술사>다.
PS 1. 이 책에서 현대미술은 아주 조금 다뤄지고 있다. 곰브리치에 따르면 현대미술이라는 것은 후대에서 평가를 해야할 일이기 때문에 본인이 비판하기란 불가능하다 한다. 진중권 교수의 미학오디세이에서는 비슷한 주제를 현대미술에 이르기까지 잘 다루고 있으니 관심있는 사람은 참고해도 좋을 듯 하다.
PS 2. 해바라기는 단지 예시일 뿐이다. 해바라기는 본 책에서 다뤄지지 않고 있다.
PS 3. 참 신기한 것이 고대 그리스에도 남성의 몸은 지금의 몸짱들과 다르지 않다. 여성의 몸은 그렇게 많이 바뀌면서 남성의 미는 고대부터 그대로인 것이다.
서양미술사
- 저자
- E. H. 곰브리치 지음
- 출판사
- 예경 | 2003-07-10 출간
- 카테고리
- 예술/대중문화
- 책소개
- 이제 막 미술이라는 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신참자에게 세부적인 것...
'열수레의 책읽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2개의 별' 개인의 양심과 국익이 부딛히는 순간. 당신의 선택은? (0) | 2012.08.05 |
---|---|
'에덴의 동쪽'에서 원죄를 씻어내야 하는 인간들의 고뇌 (0) | 2012.08.04 |
<최악>이건 정말 최악이야. 각오 단단히 하기를.. (0) | 2012.07.17 |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국가에 책임을 묻는 첫걸음은 사형제도의 폐지이다. (0) | 2012.07.17 |
<내가 사랑한 책들> 교만한 영적 스승의 자랑질. (0) | 2012.07.1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