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덴의 동쪽. 1
교회에 다니지 않는 사람도 아담과 하와(또는 이브)에 관한 이야기는 알고 있다.
뱀(사탄)의 유혹에 빠진 하와가 아담을 유혹해 금지된 과일인 선악과를 따먹고는 지상낙원인 에덴에서 동쪽으로 쫒겨난다. 이것을 인간의 원죄라 하는데 기독교에서는 이 원죄를 씻은 것이 예수의 죽음과 부활이며 이를 믿어야 원죄가 씻겨 천국에 갈 수 있다는 것이 기독교의 기본 논리이다.
쫒겨난 아담과 하와는 형제를 낳는데 이들이 카인과 아벨이다. 신의 사랑을 받은 아벨과 달리 카인은 미움을 받았으며 아벨을 질투하여 죽인다.
에덴의 동쪽은 이 두가지 이야기를 모티브로 하여 인간의 원죄를 탐구하는 소설이다. 작가는 선천적인 장애인이 탄생하는 것처럼 선천적으로 죄를 짓도록 만들어진 인간이 나올수도 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소설 내부에 3명의 원래 나쁜놈을 등장시켜 보통의 인간들을 타락시키는 역할을 하게 만든다.
아담과 찰스형제는 마치 카인과 아벨과 같은 관계이다. 원래의 성정이 포악한 찰스와 대립하던 아담은 제대 후에 방황하다가 캐시라는 여성을 만나 결혼을 하여 쌍둥이를 낳는다. 그러나 천성이 안좋은 캐시는 아담의 어깨를 총으로 쏘고 집을 나와 몸을 파는 여자가 된다. 남겨진 쌍둥이 아론과 카알은 그의 아버지 형제(아담과 찰스)처럼 대립하게 되지만 악역으로 그려진 동생 카알의 반성으로 죄가 씻긴다. 특히 중국인 하인인 리이와 현명한 이웃 새뮤얼 해밀튼은 아담과 그의 가족이 정신적으로 성숙해 져 죄로부터 해방되는데 큰 역할을 한다.
결국 작가는 인간이 모두 죄를 짓고 살아가지만 자각의 능력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의지에 따라 죄를 씻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고 있다. 결국 인간의 죄는 인간 스스로의 노력에 의해 회복될 수도 있는 것이다.
'팀쉘. 그대 할 수도 있으리라'
돼지를 경마로 만들 수는 없어. / 그렇죠. 하지만 매우 빠른 돼지로 만들 수는 있을 겁니다.
<분노의 포도>에 비해 스토리 중심이 아닌 감성 중심인지라 읽는데 어려움이 좀 있었지만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문장들이 깊은 생각을 가질 수 있게 한다.
PS. '에덴의 동쪽'은 제임스 딘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검색해 보니 상당히 높은 평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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