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수레의 책읽기

블랙서클의 등장. 이제는 세계로 간다. '퇴마록 세계편'

슬슬살살 2012. 8. 25. 14:30

전편에서 세계관과 캐릭터를 만들어내는데에 집중했던 작가는 두번째 버전이라 할 수 있는 세계편에서 본심(?)을 드러낸다. 이우혁이 진짜 쓰고 싶언던건 이거였을 거라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이 '세계편은'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작품이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도 미완인 작가의 필력에도 불구하고 이우혁은 특유의 장점을 내세워 완성도 높은 작품을 만들어냈다. 비상식적이라 할 수 있는 초자연적인 세계에서 영웅들의 이야기. 일종의 전대물이기 때문에 언제나 주인공들이 승리해야 한다는 점에서 작품의 논리성은 결여될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우혁은 나름 타당한 논리를 내세워 그럴싸 한 초자연 적인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예를 들면 세계편의 주적이라 할 수 있는 블랙 서클이 왜 한꺼번에 주인공들을 공격하지 않고 한명씩 등장해서 죽음을 맞이 하는가에 대한 의문같이 독자라면 말도 안돼 할 수 있는 부분에 상당한 논리를 부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1 대부분의 장르소설들이 기연이 등장하거나 우연의 요소를 아무런 이유 없이 쓰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런 배려가 사실 독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다.  

 

세계편의 주제는 '힘'이다. 이우혁이라는 작가는 이때 강력한 힘을 가지는 것과 그 힘의 사용과 임에대한 집착에 관심이 많았던것을 볼 수 있는데, 마치 스파이더맨 3에서 스파이더맨이 가지고 있는 고민과 흡사하다. 특히 세계편에서는 전편과 달리 블랙서클이라는 주적의 개념이 도입되어 퇴마사 팀과 대립하게 된다. 블랙서클이라는 단체와의 대결을 통해 전편과는 달리 에피소드간의 연계성이 강하고 큰틀에서의 한가지 이야기가 완성된다. 소재 역시 늑대인간, 드라큐라, 아더왕과 멀린, 좀비 등 익숙한 소재들을 주로 다루고 있어 친근하기도 하다. 이래저래 세계편에서는 작가의 성장이 눈부시다.

 

세계편인 만큼 통역이나 행정 등을 지원할 새로운 캐릭터들이 필요해 졌는데 단순히 김박사, 이박사 수준이 아니라, 정부와의 연결고리가 되는 백호, 통역을 맡아 줄 연희2가 새로이 등장한다. 단순한 조연이 아니라 상당한 역할들을 가지고 있는 매력적인 캐릭터들인데, 특히 연희는 거의 퇴마사 팀이나 마찬가지의 활약을 보여준다. 그 외에도 흡혈귀 전문가 이반박사나 흡혈귀가 되어버린 신부 윌리엄스 같은 조연들도 읽는 재미를 더한다. 왠지 캐릭터가 늘어날 때마다 가상의 세계가 널ㄼ어지는 느낌이랄까.

 

이우혁의 강점. 논리력과, 캐릭터 생성은 언제나 그렇듯이 부족한 문장력을 보완한다. 세계편에서는 그 부족한 문장까지도 엄청나게 좋아진 것을 알 수 있다.마무리가 허무하기는 하지만 적절했고 민족주의적인 부분이 많이 줄어든 것도 반길만 한 일이다. 이래 저래 국내편에 비해 월등히 좋아진 작품이다.

 

줄거리

세계 각지에서 이상한 일들이 발생하고, 퇴마사 팀은 그 중심에 블랙서클이라는 단체가 있었음을 알아내고 그들을 추격한다. 블랙서클은 과거 소련시절 KGB에서 만들어낸 단체. 소련 붕괴 이후 갈곳이 없어진 초능력자들을 마스터와 총수가 규합해 힘을 키워나간다. 힘에 중독된 마스터는 악마와 몰래 계약을 하고 부하들에게 강한 힘을 나누어 준다. 그 덕분에 블랙서클의 부하 녀석들은 죽어도 영혼을 흡수 당해야 하는 처지. 그러나 여기에는 또다른 계략이 있었으니 부하들이 죽을 때마다 그 힘은 마스터에게로 넘어간다. 강한 힘을 가진 적들이 퇴마사들에게 한꺼번에 덤벼들지 않은 이유도 부하들을 죽게 만드려는 마스터의 꼼수. 7명의 부하들이 모두 희생되면 악마 아스타로트 마저 소환되지만 현암과 대적한 블랙서클 멤버 '성난 큰곰'이 영혼을 구원받으면서 소환이 무산된다. 그리고 마스터는 너무나 어이 없게도 퇴마사들이 아닌 연희의 비명에 의해 목숨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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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세계편. 1

저자
이우혁 지음
출판사
엘릭시르 | 2011-12-24 출간
카테고리
소설
책소개
고통받는 사람들을 위해 네 명의 퇴마사가 나서다!한국 장르소설의...
가격비교 글쓴이 평점  

 

  1. 사족을 달자면 블랙서클의 마스터는 부하들이 죽을 때마다 그 힘을 얻을 수 있다. 부하들의 힘을 흡수하기 위해 일부러 퇴마사들에게 조금씩 격퇴당하도록 한다는 설정이다 [본문으로]
  2. 연희 완전 좋음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