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삼매경

'미녀는 괴로워' 보는이는 즐거워..

슬슬살살 2012. 12. 22. 17:07

김아중 원톱의 로맨틱 코미디. 이 영화의 개봉 당시에 김아중의 인지도라는건 이름은 다 알고 있지만 뭘 하는 사람인지에 대한 개념이 없는 정도였다 보면 딱 맞을게다. 한마디로, 이름있는 무명 정도라고 한다면 너무 가혹한 걸까? 그런 김아중을 한방에 스타덤에 올린 작품이 바로 이 '미녀는 괴로워'다. 하긴.. 이번에 개봉한 <나의 PS 파트너>가 얼마나 흥행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미녀는 괴로워>만큼은 아닐꺼라 섯부르게라도 예측이 된다.

 

 

이 미녀는 괴로워의 흥행은 사실 충무로 사람들도 이변이라 생각하는 영화중에 대표사례다. 주진모라는 배우도 스타이기는 하지만 영화의 흥행을 보장할 만한 배우는 아닌데다가 김아중이라는 도박에 가까운 선택은 배우빨(?)을 기대하지도 못하게 만들었다. 또한 뚱뚱하고 못생긴 여자가 예쁘게 변신한다는 내용은 이미 백만년전에 마감된 아이템이 아니던가. 아마 선사시대에 앞서가는 작가가 있었다면 그때도 있었을 만한 얘기다. 그럼에도 이 영화는 어떻게 흥행을 했던 걸까?   1 아니 흥행 이전에 이 재미는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이 영화에서 김아중은 뚱뚱하고 못생긴 그림자 보컬로 나온다. 진짜 가수의 목소리만 녹음하는 직업인 거다. 진짜 능력은 자기가 발휘하고 달콤한 열매는 얼굴이쁜 가짜 가수가 가져가는... 한마디로 재주넘는 곰과 잘생긴 왕서방 역할에서 김아중은 재주넘는 곰이다. 이 재주넘는 곰이 왕서방네 사장을 좋아하게 되지만 곰 주제에 무슨 사랑을 하겠나. 못생긴 외모로 상처 쌍연발을 맞은 곰은 죽음을 각오하고 전신 성형에 도전.. 아름다운 호랑이로 변신하는데 성공한다. 

 

여기까지가 전반부의 이야기이다. 그냥 밋밋한 신데렐라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이 영화의 재미를 보장해 준건, 이런 평이한 스토리가 아니라 끊임없이 던져지는 개그들이었다. 한국적인 상황 개그들이 오버스럽지 않게 잘게잘게 쪼개져서 쉬지않고 던져지는 모습들은 그 개그를 예측했던 못했던 충분히 재미있었다. 과장되어 보이는 김아중의 연기력 역시 여기서는 무리가 없었는데, 전신을 성형한 여자의 표정이나 발성이 조금 어색한 것이 당연한게 아닌가.

 

영화의 후반부.. 완벽하게 성형을 하더라도 그 목소리가 어디 갈까. 오디션을 통해 무대에 선 김아중은 금새 스타덤에 오른다. 이쁘고 노래까지 잘하니 당연히 스토로 직행.. 그러나 자신의 과거를 숨기면서 아버지와 친구를 외면하게 된다. 곰을 찾아 도망쳤던 왕서방은 김아중이 그 곰이라는 걸 알고 콘서트 무대에서 이를 알리지만.. ..

 

결말을 얘기해도 스포일러가 아닐것이 이 이후는 영화를 보지 않았어도 충분히 예측 가능하다. 무대에서 눈물로 진실을 털어 놓고 관객들은 괜찮아를 외치는 것. 복면달호가 그랬고 어린신부가 그랬다. 마지막 무대에서 군중 또는 다수를 향해 고백하는 것. 진부하면서도 깨끗한 마무리인 것이다. - 진부한 결말이 계속 쓰이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

 

이 영화는 성형을 후회하거나, 급격하게 외모가 전부가 아니고 마음이 진짜야 같은 어설픈 교훈을 제공하지 않는다. 이 영화에서 외모란 끝까지 중요한 요소이고 그걸 숨기거나 당당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성형은 행복해지기 위한 수단일 뿐이며 그보다 나은 선택이 있다면 그걸 택할 거라고.. 행복해지기 위해 성형을 하는 것이라며 우리(남성, 노인네, 일부 못생긴 여성)가 알고 있던 허영이라는 주제와 격돌해서 승리한다. 한마디로 모두가 알고 있었지만 애매했던 이슈를 당당하게 던졌다는 게 이 영화의 성공 요인이다. 

 

PS. 이 영화에서 김아중을 선택한 또다른 이유. 바로 노래다. '마리아'를 김아중이 직접 불렀다고 하는데, 이 한방이 제대로 먹혔다. 

 

 


미녀는 괴로워 (2006)

200 Pounds Beauty 
8.9
감독
김용화
출연
김아중, 주진모, 성동일, 김현숙, 임현식
정보
코미디 | 한국 | 120 분 | 2006-12-14
글쓴이 평점  

 

     

 

 

  1. 흥행 흥행 하는데 얼마나 들었냐고? 자그만치 500만이다. 이 영화의 장르를 생각하면 천만관객에 맞먹는 수익을 올렸을거라 생각된다. [본문으로]